데이트 신청을 할까 말까?
사표를 낼까 말까?집을 살까 말까?
주식을 팔까 말까?
어떤 학과에 지원할까?
어느 회사에 취업할까?
노후를 위해 뭘 준비해야 할까?
등에 이르기까지 삶에 관한 모든 고민은 결국 의사결정과 집행이다. 나를 괴롭히는 직장 상사에게 어떻게 대응할 지부터 이성 친구에게 어떤 선물을 해야 할지에 이르기까지 인간관계도 결국 의사결정과 집행이다. 마치 하루 이틀 공부해 기말고사를 준비하듯 고민이 생기면 당장 해결해줄 비법을 찾지만 그런 단방약은 없다. 어떻게 하면 잘 결정하고 잘 행동할 수 있을까? 인생의 선택을 잘하기 위한 5가지 방법을 정리했다.
1. 인생에 관한 거짓말에 속지 않는 연습
인생에 관한 거짓말을 몇 개만 접해도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온 거짓말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이 책은 인생에 관한 거짓말에서 벗어나는 연습 책이다. 《긍정의 배신》의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암환자의 낙관과 긍정이 오히려 손해를 불러온다는 과학적 사실을 제시한다. 제도권 힐링이 심어놓은 집단 무의식은 각종 거짓말을 통해 우리의 의식을 지배한다. 과학적 근거나 논리를 남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확실하게 아는 것이다.
2. 좋은 의사결정은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한다
아침형 인간은 저녁에, 저녁형 인간은 아침에 의사결정 오류를 더 잘 저지른다. 저녁형 인간이 늦잠을 자고 있는 아침에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으면 사기당할 확률이 높다. 베트남 정글에서 41년간 세상과 유리된 채 살아온 젊은이는 선악의 구별을 못한다. 인간은 자신에게 무엇이 진정한 이익인지 잘 모르고, 합리적이지도 이성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않다. 인간과 세상의 본질에 대한 이런 자연 과학·사회과학적 지식은 좋은 의사결정에 필수다.
재료가 없으면 좋은 의사결정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답, 진리, 객관적 사실이 있다는 착각은 버려야 한다. 결과가 좋으면 의사결정을 잘했다고 단정 짓고 나쁘면 못했다고 단정 짓는 인간의 심리를 이해해야 한다. 사후에 결과가 좋으면 의사결정을 잘한 게 된다. 삼류 의사결정을 했어도 일류로 집행하면 의사결정 오류가 드러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합리적 선택이 아니라 후회할 수밖에 없는 결단이다. 생각하는 힘이 약한 사람은 가지 않은 길에 대해 장밋빛 성공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 항상 후회하기 마련이다. 삶은 딜레마, 모호함, 모순일 수밖에 없으니 의사결정 역시 그것들에 의해 결정되는 불완전한 임시 해결책에 불과하다.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삶의 논리와 이론을 가지고 있어야 정당성과 지지를 확보할 수 있고, 자신의 욕망도 당당하게 추구할 수 있다. 훌륭하게 살려고 애쓰지 말고 소시민적으로 평범하게 살자. 내가 윤리의 황금률(내게 싫은 일을 남에게 하지 말라)을 준수하면 내재가치가 높은 사람이고 사회에 소중한 사람이니 조금 더 당당해도 된다. 인간의 경험은 후성유전학적 과정을 거쳐 대물림되는 데에다 생각을 읽는 기술, 뇌를 스캔하는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기에 100세 시대의 젊은이는 다른 삶을 준비해야 한다. 먼저 윤리의 황금률을 지키는 사람이 되어 '정직할 수밖에 없는 시대‘를 준비하자.
3.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는 능력을 기르자.
인간의 성향은 수많은 요인, 조건, 환경, 상황 중 몇 가지에 근거해 단순하게 의사결정을 하려 한다. 좋은 의사결정을 잘하려면 주인, 주인공이 아니라 관찰자가 되어야 한다. 관찰자가 되고 싶다면 호흡에 집중하면서 나로부터 유체 이탈하거나 내 사례를 친구의 사례로 객관화해 살펴보자. 관찰자는 내면이라는 비빔밥에 가미된 편견, 아집, 독선, 선입관, 도그마라는 양념을 있는 그대로 보면서 왜곡된 사건을 해체,재구성한다.
4. 흔들리지 않는 몸과 마음이 필요하다.
마음을 먹어도 먹어도 마음이 안 바뀌는 이유는 마음은 내 것이 아니라 자연, 타인, 세상이 만든 공동 소유물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나의 욕망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의 문제다. 중도적 삶은 쾌락과 금욕이라는 양 극단을 떠나 모호함, 딜레마. 모순 속에서 해결책을 찾는 삶이다.
있는 그대로 보면서 담담하고 차분하게 중도를 유지하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중도란 평균이나 중간 값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는 능력이다. 나의 욕망과는 계약을 맺고 남의 욕망과는 거래를 하자. 우리는 돈, 음식, 이성을 좋아하는 사람의 후손이다. 우리의 욕망은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한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내 욕망은 자연, 타인, 세상이 키웠으니 욕망에 충실하게 사는 게 인간적이다. 욕망은 내 본성이고 내 운명이다. 자기의 욕망을 모르면 결코 자기를 안다고 할 수 없다. 욕망을 알아차리고 관찰하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욕망이 제자리를 잡는다. 인위적 조작 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살아야 죽을 때 후회가 적다. 뇌과학의 연구에 의하면 인간은 자유의지의 영역이 지극히 좁다. 호흡이 불안하면 몸과 마음이 흔들린다. 운동 플러스 호흡명상이야말로 가성비 최고의 의사결정 방법이다. 돈, 학벌, 직업, 외모의 약자라면 흔들리지 않는 몸과 마음으로 다른 차원의 강자가 되는 게 현명하다. 그러니 정신세계가 높은 사람이 되자. 높은 정신세계는 체력, 지식과 경험, 생각하는 힘,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역량, 넓은 자유의지 영역 등으로 이루어진 생태계에 비유할 수 있다. 휘둘리지 않는 능력은 때로는 뼈와 근육에서 나온다. 체력과 지식을 우습게 보지 말자.
있는 그대로 보는 역량과 생각하는 힘은 지식과 경험을 잘 가공해 의사결정과 집행 오류를 최소화한다. 편견, 아집, 독선, 선입관, 도그마, 분노, 슬픔, 낙관, 비관, 긍정, 부정 등에서 벗어나면 자유의지의 영역이 넓어진다. 생각하는 힘이 강해 사유와 성찰의 단계에 이를 수 있어야 의사결정을 잘한다.
5. 관찰자가 되면 내가 변화하고, 정치에 참여하면 세상이 변화한다.
나와 세상은 결코 별개가 아니다. 내가 먼저 변해야 하는 것도 세상이 먼저 변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나도 세상도 변해야 한다. 개인은 세상을 바꾸기 어렵지만 선한 공동체와 좋은 정치에 참여하면 세상을 보다 쉽게 바꿀 수 있다. 당신이 돈, 직업, 학벌, 외모의 약자라면 아무리 노력해도 그것들의 강자가 되기는 무척 어렵다. 차라리 정치에 참여해 세상을 바꾸는 게 더 좋은 전략이다. 대한민국 노인은 자식으로부터 받는 용돈보다 국가에서 받는 돈이 더 많다. 노인이 정치 참여율이 높으니 국가가 무시를 하지 못 한다. 대한민국 청년은 어떠한가? 세상의 약자는 선한 공동체와 좋은 정치를 통해 세상의 강자를 이길 수 있다. 나의 정신세계는 상당 부분이 누구를 만나 대화하고 관계를 맺고 어떤 공동체에 소속되는가에 달려 있다. 대화, 관계, 공동체는 장수와 행복의 비결이고 삶에 대한 나의 논리와 이론이 격상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가장 큰 즐거움을 준다. 인간으로부터 얻는 즐거움이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출처:<인생에 관한 새빨간 거짓말> 윤성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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