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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리더

2023 콘텐츠 트렌드 키워드

by 산골 피디 2022.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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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서울 명동에서 열린 ‘넷플릭스 한국 예능 상견례’ 행사 자리에서 넷플릭스의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위와 같이 언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가 차지하는 위상을 단번에 확인시켜줬다. 역대급 글로벌 인기를 얻으며 비영어권 작품 최초로 에미상을 수상한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지옥〉, 〈지우학〉, 〈수리남〉 등 K-드라마의 글로벌 바이럴은 올해도 계속됐으며, 좀비나 크리처 물 같은 강렬한 장르물 일색에서 〈소년심판〉, 〈우영우〉 등 정통 스타일의 드라마가 크게 성공하며 K-드라마의 새로운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제 K 콘텐츠는 할리우드의 하위 B급 장르를 가성비 좋게 뽑아내는 것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오리지널리티로 전 세계를 사로잡는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오늘날 미디어 비즈니스에서 ‘콘텐츠’와 ‘플랫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글로벌 머니가 모여드는 콘텐츠 판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이 중 어느 하나라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한국 드라마. 영화. 예능의 독보적인 콘텐츠 역량은 이제 두말하면 입 아픈 잔소리가 됐지만, 콘텐츠가 유통되고 사용자가 모여드는 플랫폼 측면에서 보자면 글로벌 OTT 플랫폼의 자본 공세에 한국 스튜디오들이 아직 IP 주도권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등 찝찝한 구석이 있다.


콘텐츠와 플랫폼, 둘 다 잡은 ‘웹툰’

그런 측면에서 K-콘텐츠 산업에서 가장 건강한 생태계는 단연 웹툰이다.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에서 플랫폼과 콘텐츠가 동시에 진입하며, 미국의 코믹스와 일본의 망가가 장악했던 글로벌 만화 시장에서 1~2위 사업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콘텐츠와 플랫폼 모두에서 사업 주권을 갖고 ‘웹툰’이라는 생경한 장르를 전 세계에 전파한 점은 K-콘텐츠가 나아갈 건강한 생태계의 모습을 제시했다.

웹툰의 장점은 수천만 명의 독자를 보유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빠르게 콘텐츠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빠르게 소비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는 게 대세인 요즘, 웹툰은 원천 IP가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하는 시작점이면서 동시에 종착지가 되기도 한다.

웹툰 IP를 활용한 드라마나 영화 등 다른 분야의 콘텐츠는 활발한 해외 진출로 K-웹툰의 영향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는 데 반해, 게임에서는 글로벌 진출조차 소수에 불과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더욱 많아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의 성공 사례로 망가 IP를 활용한 일본의 게임들을 눈여겨볼 만하다.

다른 분야 K-콘텐츠 산업들이 참고해볼 지점이다.
코로나 이후 성장에 제동 걸린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새로운 광고 상품까지 도입하며 동서양의 플랫폼 결탁이 시작된다.

점차 동영상 플랫폼이 돼가는 ‘SNS’의 양상과 그 중심을 차지하는 숏폼 트렌드, 글로벌을 뒤흔들며 K-콘텐츠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제시하는 ‘웹툰’, 그리고 서브컬처와 콘솔, 이스포츠라는 키워드로 살펴보는 최신 ‘게임’ 산업과 소셜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메타버스’ 가이드까지 오늘날 콘텐츠 생태계에서 콘텐츠 진화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어닝 쇼크와 함께, OTT 플랫폼 산업의 성장 정체가 우려되는 가운데, 2022년 7월을 기준으로 넷플릭스의 주가는 지난해 〈오징어 게임〉 효과로 최고치를 찍었을 때 대비 30%도 안 되는 수준으로 폭락했다.


K-예능의 글로벌 시장 약진

전 세계의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이제 예능으로까지 확장됐다. 이제 드라마에 이어 예능까지 OTT 시대를 맞이했다. 사실 그동안 예능은 훨훨 나는 K-콘텐츠 사이에서 그 영향력이 약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유튜브 누적 조회 수 4억 뷰를 돌파한 〈스우파〉와 넷플릭스 비영어권 TV쇼 순위 4위에 오르며 글로벌 성공을 거둔 〈솔로지옥〉을 시작으로 당당히 ‘K-예능’이라는 칭호를 얻게 됐다. 그간 한국 예능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포맷 판매와 연결된 지엽적인 성공에만 그쳤었다. ‘K-콘텐츠 르네상스’의 주축인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 이제 막 그 울타리에 들어선 K-예능 콘텐츠의 흥미진진한 약진이 더 기대된다.

2022년 7월에는 보란 듯이 ‘한국 예능 상견례’라는 쌈박한 이름의 오프라인 행사를 열어 앞으로는 한두 달에 1편씩 새로운 K-예능 오리지널을 공개하겠다는 전략과 콘텐츠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디즈니플러스나 쿠팡플레이에 비해 K-예능은 약하다는 평이 거슬렸던 걸까?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콘텐츠는 올라타는 플랫폼에 따라 기획 방향이 달라져야 한다. 지금의 유튜브 예능 트렌드는 유튜브로 계속 이동하고 있는 소비자와의 소통을 이어가기 위한 콘텐츠 전략이다. 시청자가 이동하니 자본이 흘러가고, 자본이 흘러가니 TV 방송에서 활약하던 프로페셔널 집단들이 이동하면서 기업의 콘텐츠 마케팅은 물꼬가 트였다.

그동안 포맷 사업은 ‘예능’이라는 특수한 콘텐츠 장르에서 할 수 있는 유일에 가까운 글로벌 비즈니스였다. 물론, 한국 콘텐츠를 유난히 사랑하고 벤치마킹을 가장 많이 한 중국의 ‘빅머니’ 유입이 막히면서 시장 규모는 작아졌음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콘텐츠 창작자가 사업의 주도권을 가지고 수익 모델을 만들어간다는 점, 그리고 우리의 기획력을 전 세계의 포맷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앞으로도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원천 IP 기반의 핵심 사업임이 분명하다. 한국 예능에 있어서 특유의 경쟁력이면서 동시에 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에 걸림돌이 되기도 하는 장치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자막이다. 이를 편의상 ‘K-자막’이라고 하자. ‘#자막과다’, ‘#웃음유발 자막’, ‘#감정주입식자막’ 등으로 묘사할 수 있는 K-자막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한국 예능의 필수 장치지만, 여타의 국가들에서는 낯설고 흥미로운 지점으로 작용한다. K-드라마 제작비는 미국 드라마 대비 10% 수준이고 더구나 예능은 통상 드라마 제작비의 10~20% 수준에 불과하니, 비용 감축이 절실한 넷플릭스 입장에서 K-예능은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다. K-콘텐츠에 대한 무조건적인 애정이 아닌 ‘전략적 선택’이란 뜻이다.


무료 OTT들의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트래픽의 증가가 광고 매출로 이어지면서 무료 OTT들의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는 더 본격화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아마존의 프리비와 폭스의 투비는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오리지널 무비와 드라마 시리즈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실제로 광고형 무료 OTT들의 오리지널 콘텐츠 수는 팬데믹 초창기였던 2020년 1월 대비 2년 새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제 콘텐츠는 ‘권력’이 됐다. 우리 역시 단순한 콘텐츠 소비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함을 의미한다. 그 시작은 누가 뭐래도 콘텐츠 판의 변화와 최신 트렌드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다. 이 또한 새로운 콘텐츠이자 치열한 비즈니스 전쟁에서 승기를 잡는 일이다. 글로벌 OTT와 결합하거나 플랫폼 통합을 추진하는 등 좁은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몸부림을 치고 있는 토종 OTT들의 경쟁 구도는 앞으로 더욱 다이내믹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공룡들과의 오리지널 출혈 경쟁에 사활을 걸어야 하니 결국 자본력과 상품력 대결은 끝나지 않을 것이며 또 한 번의 OTT 판 통폐합이 예상된다.

미국의 IT 공룡들이 “가성비 좋게 잘 만들어서 OTT에 제공하라”는 것을 K-콘텐츠는 하위 장르의 탈을 쓴 A급으로 만들어놓았다. 압도적 콘텐츠 강국인 미국이 이제는 자의 반 타의 반 한국의 오리지널리티를 인정하고 있다.


SNS 플랫폼, ‘보급형 OTT’로 진화

인스타그램도 이제는 ‘보급형 OTT’가 돼가는 느낌이다.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개인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드러내거나 시시콜콜한 일상 이야기를 공유하던 기존과 달리, 짧게 편집한 영화나 드라마, 방송 클립 등을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OTT로 변해버린 모습이다. 과거 레거시 미디어의 전성기에는 양질의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의 후반부에 짧게라도 등장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나 사용하는 SNS를 통해 친근하게 다가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짧지만 강렬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브랜딩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유튜브 통계 전문 업체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인구 대비 광고 수익이 발생하는 유튜브 채널의 수는 한국이 인구 529명당 1개꼴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밝혔다. 수익이 발생하는 유튜브 채널의 수만 해도 9만 7,934개로 세계 7위다.


‘K-게임’ 크로스 플랫폼으로 진화

세상 모두가 K-콘텐츠 르네상스를 부르짖을 때 왜 게임은 소외돼 있는 걸까? 더 따져보자면, 국내 콘텐츠 수출액의 70%를 차지하는 한국산 게임에 대해 시장은 왜 ‘K-게임’이라는 감투를 씌워주지 않는 걸까?

K는 원산지(Origin)가 아닌 장르적 독창성(Originality)이다. 이는 2021년 BTS의 기획사인 하이브가 유니버설 뮤직 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국적의 멤버’들이 ‘미국에서 활동’하는 ‘K-팝 보이그룹’을 준비한다는 계획에서도 명쾌하게 드러난다. 과거 하나의 플랫폼에 종속됐던 게임이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며 게이머들이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세상이 펼쳐졌다. 심지어 고사양의 게임을 하드웨어의 제약에서 벗어나 스트리밍으로 즐기는 클라우드 게임 세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2021년에 열린 롤드컵 결승전의 분당 평균 시청자 수는 3천만 명, 최고 동시 시청자 수는 7,386만 명으로 이는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난 수치다. 롤드컵 결승 전은 전 세계 34개 플랫폼, 19개 방송에서 18개 언어로 중계되며 글로벌 이스포츠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더 이상 SNS에서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생태계가 이미 메타버스에서도 조성됐다.

시장 조사업체 이머전 리서치는 2020년에 100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였던 버추얼 인플루언서 시장이 2030년에는 5,275억 달러(약 738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앞으로 더 현실감 있는 버추얼 휴먼 및 관련 콘텐츠들이 나올 수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NFT 트렌드와 다양한 이벤트들은 우리가 예술 작품 컬렉터가 아닐지라도 ‘콘텐츠’로서 NFT를 즐기고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만든다. 또한 누구나 NFT 아티스트에 도전할 수 있다는 인식과 함께, 그동안 진입장벽이 높게만 여겨지던 예술 분야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탄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한국을 언급하지 않고는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에 대해 논할 수 없다” -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 인용책: #2023 콘텐츠가 전부다 (노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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