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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 매출 폭증에도 적자는 왜일까?

by 산골 피디 2022. 9. 19.

코로나 특수를 가장 많이 누린 분야로 배달앱 시장이 꼽히죠.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연결 기준 매출*은 2년 연속 2배로 뛰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배달앱들의 수익성은 나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매출 급증에도 배민이 못 웃는 속사정은 어떻게 된 걸까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성장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업체들은 '집콕특수'로 몸집을 한껏 불렸지만 적자 폭도 커졌는데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조88억원으로 전년대비 94.3% 증가했는데도

실제 우아한형제들의 영업 손실은 작년 대비 7배가량 늘었습니다. 

(연결 기준 매출 : 모회사 실적에서 자회사와 거래한 실적을 빼버린 매출. 정확한 외부 매출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쓰임)

경쟁사인 쿠팡이츠는 별도 매출과 영업 실적을 밝히지 않고 있는데 추세는 비슷할 거라네요.

배달앱 간 ‘단건 배달’ 경쟁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쿠팡이츠가 먼저 도입해 인기를 끌자, 배민도 뒤따라 작년부터 이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더 많은 배달 기사가 필요해 비용도 올라갔지만, 점유율 경쟁을 의식해 수수료는 서로 오래도록 올리지 못 했습니다.

거리두기 해제로 향후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출혈 경쟁을 멈추고 기존 묶음 배달 중심으로의 재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혁신은 없이 ‘쩐의 전쟁’만 벌인 결과

단건 배달 비용은 음식점주든 고객이든, 아니면 배달 업체의 투자자든 누군가는 짊어져야 합니다.

현재는 단건 배달 비용을 기업(또는 기업의 투자자)이 부담하는 듯 보이지만,

머잖은 미래에 고객들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큽니다. 단건 배달 서비스 도입 후 점주, 소비자, 라이더를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하면서 손실이 커졌다는 것은 회사 측도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단건 배달은 묶음배달 대비 일종의 프미리엄 서비스로 상대적으로 더 비싸야 정상이지만 쿠팡이츠와 배민은 서비스 연착륙을 위해 수수료 일괄 정책을 올해 초까지 유지했습니다. 단건 배달 수수료는 음식 값의 15%, 배달비는 6000원 이상이어야 손익분기점인데 수수료 프로모션을 통해 업체 스스로 차액(손실)을 부담해왔다는 겁니다.

안타까운 대목은 단건 배달 경쟁이 온전히 마케팅 경쟁, 나쁘게 얘기하면 ‘돈의 전쟁’이라는 점입니다.

 

이전과는 다른 발상이나 기술로,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해결하는 혁신이 아니라는 겁니다.

과하게 얘기하면, 오직 단건 배달이란 칼을 들고, 혁신도 없이 자본력만으로 음식 배달 시장을 한 번에 접수하려는 시도를 한 겁니다. 대기업이 그런 방식을 썼다간 여론의 뭇매를 맞았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단건 배달이란 돈의 전쟁을 걸어놓고 뒤에선 ‘조만간 시장 접수 가능하다’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을, 그 기업을 떠올리면 씁쓸하네요.

 

 

네이버도 뛰어든 변화무쌍 배달앱 시장

그간 사람들은 배민을 더 좋아해도 배민만 고집하진 않았습니다.

배달 속도와 가격 요소가 브랜드 충성도보다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시장의 성장세가 멈추고, 업체들이 수익을 우선하기 시작하면 분위기는 급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출혈 경쟁을 시작했던 쿠팡이츠도 한동안은 영업 이익을 챙겨야 하는 상황입니다.

배달앱 간 출혈전이 끝나도 리스크는 또 있습니다.

수수료로 돈을 벌지 않아도 되는, 지도 앱 점유율 1위 네이버가 배달 사업 준비 중인 겁니다.

(수익은 네이버페이, 광고 등으로 벌 겁니다.)

동네 최고 마당발이 된 당근마켓 역시 커머스 쪽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바로 배달까지 뛰어들진 않겠지만요.) 배달앱 시장 양상 자체가 과거와 달라질 전망이에요.

 

 

정리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집콕 특수가 사라지면서 라이더들이 대리운전, 택배, 택시 업계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는데요.

단건 배달을 유지하려면 충분한 라이더를 확보해야 하고 더 높은 배달 단가를 지불해야 해 흑자전환 시기는 더 늦어질 수 있습니다. 라이더들은 배달 호황기엔 일한 만큼 수입이 더 늘어나는 고용 형태를 원했습니. 그러나 상황이 급변하자 건당 수입보다는 정규직(고정급제)을 원하고 있습니다. 월급·주급+인센티브제로 배달을 뛰어도 수입은 배달 호황기 대비 30~50% 급감한 수준이어서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엔데믹 곡면에 접어들면서 플랫폼 기업들의 성공 방정식이 깨져가고 있습니다. 기존엔 빠르게 유저 기반을 확대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입자들을 기반으로 신규 서비스를 확장해가는 사업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그러나 독점 구조가 사라지고 과열·출혈 경쟁이 시작되면서 이 네트워크 효과는 사라졌습니다. 오히려 출혈 경쟁으로 인한 비용만 더 커지고 있습니다.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대외 여건이 더욱 불리해진 만큼, 플랫폼 기업들은 성공 대신 생존 방정식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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