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일할 맛도 없앤다.
분노와 같은 부정적 정서는 단순히 분노를 표출한 리더와 분노의 대상이 된 조직 구성원 개인 간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건강하게 표출되지 못한 분노는 마음 속에 앙금으로 남아 과업 수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조직 전체의 업무성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캐나다 윌프리드로 리어 대학교의 린디 한유 리앙(Lindie Hanyu Liang) 교수와 연구진은 저주 인형(voodoo doll)을 핀으로 찌르는 행위가 분노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더불어 이러한 상징적인 보복행위만 해도 그간 리더와의 관계에서 훼손된 공정성이 회복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미국과 캐나다의 직장인 2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당 조사에서 연구진은 평소 자신을 부당하게 괴롭혔던 리더에 대한 분노를 아무런 해소책 없이 그냥 두었을 때에 비해, 저주 인형을 바늘로 찌르는 상징적인 행위를 했을 때 분노의 감정이 3분의 1로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후 그중 한 그룹의 참가자들에게 직장에서 리더에게 모욕당한 경우를 떠올리며 온라인 게임상의 저주 인형에 해당 리더의 이름을 붙이게 했다. 그러고 나서 인형을 핀으로 찌르거나 집게로 꼬집고, 심지어는 불로 태우고 펜치로 눈을 떼는 등의 상징적인 응징 행위를 하도록 했다.
이후 연구진은 참가자가 느끼는 공정함의 정도를 측정했는데, 저주 인형을 이용해 미운 리더를 응징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공정함에 대한 만족감을 훨씬 많이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연구진은 굳이 저주 인형이 아니더라도 리더 사진에 다트 던지기 등의 상징적인 보복행위만 해도 그간 리더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쌓였던 분노와 불만이 줄어들고, 조직과 업무에 대한 애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실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리더의 모욕적인 언행은 직원에게 분노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서 서로 공정한 입장에 있지 않다고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공정성에 대한 의심과 부정적인 인식은 소극적이고 반항적인 업무 수행 태도를 유발해 성과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리더 입장에서 볼 때 비록 인형이긴 하지만 거기에 리더의 이름을 붙이고 폭력적인 행위를 한다는 것이 불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징적인 보복행위로도 조직 구성원이 느꼈던 불공정함이나 불만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것을 보면 리더의 부당한 괴롭힘이나 올바르지 않은 분노 표출이 직원들의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는지 짐작할 수 있다.
최근에는 조직의 위계적 권력 구조가 점점 수평적인 구조로 변화되어감에 따라 실무적 차원에서 리더의 권한이 점점 위축되는 데다 SNS나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등 직원이 불만과 부당함을 호소할 창구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리더는 예전처럼 막무가내로 직위에 따라 부여받은 권위와 권력을 내세워 직원들을 몰아쳐서는 안 된다.
직원의 해소되지 않은 분노 그리고 분노 반추에 의해 점점 커지고 강해지는 분노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폭발할지 모르니, 리더는 구성원과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분노의 감정이 들더라도 이를 지혜롭게 표현하는 기술을 익힐 필요가 있다.
*책:성숙한 리더의 품격있는 분노(부경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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