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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콘텐츠

넷플릭스, 제작비 삭감, 정리해고 단행한 이유는?

by 산골 피디 2022. 6. 27.

세계 최대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직원 300명을 추가 정리해고를 단행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 등이 보도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경쟁 심화 등으로 회사 경영 사정이 힘들어져서다.

해고자들은 대부분 미국 근무자다. 전체 인력의 약 4%에 달한다.

넷플릭스는 2022년 5월 지난달에도 130명을 감원했었다.

넷플릭스는 성명에서 “우리는 사업에 상당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은 매우 천천히 증가하는 반면 비용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가 꼽은 감원 이유는 '성장 둔화'와 '비용 절감'이다.

로이터통신이 6월 23일(현지시간) 공개한 넷플릭스 측 설명은 "우리는 비즈니스에 상당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지만,

수익과 성장이 둔화된 상태다. 비용 측면에서 인력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CI.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CI. (사진=넷플릭스)


잘 나가던 넷플릭스가 직원들까지 해고하며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다.

최근 공개된 지표들을 살펴보면, 넷플릭스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

성장 둔화를 느낄 수 있는 대표 지표가 유료 가입자 수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1분기 말 유료 가입자는 2억2164만명이다.

지난 2021년 4분기(2억2184만명)와 비교하면 20만명 줄었다. 


넷플릭스는 이제 주식 시장에서도 가치주로 이동하게 됐다.

빅테크 기술주가 성장주가 아닌 가치주로 이동하는 건 이례적인 일로,

이들 회사의 잇따른 부진이 일시적이 아니라 만성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2년 6월 2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가지수 제공업체 FTSE 러셀은 다음 날인 6월 24일 뉴욕 증시 마감 후 주가지수를 재조정하면서 메타, 넷플릭스, 페이팔을 '러셀 1000 가치 지수'에 편입하기로 했다.

러셀 1000 가치 지수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상대적으로 낮고 성장 전망이 떨어지는 종목들로 채워지는 지수라는 점에서 메타와 넷플릭스에게는 굴욕적인 사건이다. 이들 회사는 '러셀 1000 성장 지수'에도 계속 남아있지만, 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넷플릭스 유료 가입자 수 추이. (자료=하나금융투자)
넷플릭스 유료 가입자 수 추이. (자료=하나금융투자)


인력 감축 20만명 감소는 시작에 불과하다.

넷플릭스는 2022년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유료 가입자 수가 200만명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유료 가입자 수 가이던스가 200만명 감소 이유에 대해서 스펜서 노이만(Spencer Adam Neumann) 넷플릭스 CFO는 "여전히 (가입 후) 유지율은 좋고, 1분기와 비교해 약간 감소 폭이 늘었을 뿐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이 경제에 긴장감을 불어넣었고, 복합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입자 수 감소는 수익 지표에도 영향을 줬다.

외형은 커졌지만, 순이익은 줄어든 것이다.  

넷플릭스가 정리해고까지 하면서 비용 절감에 나선 이유다. 

1분기 매출(Revenue)은 78억6776만달러(약 10조2323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8% 증가했다.

반면 순이익(Net income)은 15억9744만달러(약 2조원)로 지난해보다 6.4% 줄었다.

순이익률만 놓고보면 23.8%에서 20.3%로 3.5%포인트 감소했다. 


정리해고는 시작일 뿐 다양한 수익모델 개발

넷플릭스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익 개선에 나섰다.

직원 정리해고는 그중 하나일 뿐이다.

향후에는 가입자 공유 기능에 추가 비용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레고리 피터스(Gregory K. Peters) COO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넷플릭스 사용자는 두 그룹으로 나뉘는데 비용을 지불하는 그룹과 다른 사람 계정을 공유하는 그룹이다.  공유 기능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고, 공유를 위해선 조금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에 쓰는 비용도 줄이고 있다.

지표에서도 드러나는데 넷플릭스 재무제표 내 신규 콘텐츠 제작 비용(Additions to content assets)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넷플릭스가 2021년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콘텐츠 제작에 쓴 비용은

△32억2845만달러 (2021년 1분기)

△40억9675만달러 (2021년 2분기)

△46억6623만달러 (2021년 3분기)

△56억5463만달러 (2021년 4분기)

△35억8416만달러 (2022년 1분기)

매출은 매분기 늘었는데 콘텐츠 제작에 쓰는 돈은 2021년 작년 마지막 4분기 이후 급격하게  줄고 있다.

매출 대비 콘텐츠 제작비 비중도 지난해 1분기부터

△45.8%

△55.8%

△62.5%

△73.3%

△45.5%로 나타났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볼 게 없다"는 이용자 반응이 많은데  괜한 지적은 아닌 것 같다.


넷플릭스 침체는 주가만 바닥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넷플릭스 콘텐츠에 흥미를 잃고 떠나고 있다.

오죽하면 지난해 9월 공개된 ‘오징어 게임’이 주간 성적 10위 안에 들었다. 넷플릭스를 부흥시킬 ‘한방’이 필요하다.

23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주간 넷플릭스 TV시리즈 비영어권 부문 10위를 기록했다.

6월 13~19일 일주일 동안 748만시간 재생됐다.

넷플릭스는 시청시간을 기준으로

▷TV시리즈 영어권

▷TV시리즈 비영어권

▷영화 영어권

▷영화 비영어권 총 4개 카테고리에서 1~10위를 공개한다.

오징어 게임 시즌 2 확정, 리얼리티 예능 등 오징어 게임 관련 소식이 알려진 결과다.

하지만 넷플릭스 콘텐츠 전반이 침체되면서 비교적 적은 시청시간에도 쉽게 순위권에 진입했다.

올해 초만 해도 900만~1000만시간 정도는 재생돼야 10위 안에 오를 수 있었다.


실제 최근 넷플릭스 상위 10개 콘텐츠 재생시간은 전성기 대비 ‘반 토막’ 났다.

가장 최근인 6월 3주차 총 누적 재생시간은 7억8391만시간으로, 2021년 9월 5주차 12억6970만시간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2021년 지난해 9월 말은 ‘오징어 게임’이 입소문을 타며 넷플릭스 주가가 신고가를 경신하기 시작하던 때다.
하지만 최근에는 킬러콘텐츠 부족, 멤버십 요금 인상 등 여파로 넷플릭스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콘텐츠 부족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부추기는 모습이다.

추가 유료 가입자 견인은 고사하고 기존 가입자를 머무르게 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 4’가 영어권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는 하지만 신규 가입자를 끌어올 아시아·태평양 등 비영어권의 ‘로컬 콘텐츠’는 극심한 침체기다.

2021년 9월 공개한 '오징어 게임'이 여전히 넷플릭스 TV시리즈 비영어권 부문 주간 재생시간 10위에 올라와 있는 것만 봐도 신규 콘텐츠 공급이 더디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오징어 게임’ 촬영 현장. [인스타그램 사진]
‘오징어 게임’ 촬영 현장. [인스타그램]


이러한 상황에서 넷플릭스는 수익모델 개발을 위해 새로운 움직임을 보였다.

프랑스 칸 국제광고제에서 구글 관계자를 만나 양사의 광고 마케팅 파트너십 가능성을 논의했다.

2022년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넷플릭스는 광고가 포함된 저가 구독 서비스 출시 등 수익성 개선 대책을 내놨다.

최근 외신들은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구글 관계자와 만나 광고 협력 관련 논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CNBC는 “넷플릭스가 이르면 올해 4분기부터 광고가 들어간 서비스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빅 테크 업체 구글은 세계 최대의 검색 엔진을 기반으로 매출의 대부분을 디지털 광고에서 창출해내는 글로벌 광고 업계의 강자다. CNBC 방송은 "넷플릭스가 광고 사업 진출을 위해 누구와 협력할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며 "넷플릭스는 이르면 올해 4분기부터 광고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2022년 1분기 유료 가입자가 11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자 가입자 확보와 비용 절감 등을 위해 광고가 포함된 저가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를 구상 중이다. CNBC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넷플릭스가 앞으로 2∼3개월 이내에 광고 사업 파트너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담당 임원과 팀을 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칸 광고제에 참석 중이다.
넷플릭스는 칸 광고제 기간 구글뿐만 아니라 광고 판매망과 영업 노하우 등을 갖춘 미디어 기업 컴캐스트, 스트리밍 플랫폼 로쿠와도 접촉해 광고 사업 파트너십을 논의했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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