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육체를 가리는 리얼리티 예능 ‘피지컬: 100’이 넷플릭스 TV 부문에서 압도적 점수로 세계를 정복했다.
2023년 2월 9일(현지시간 8일)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피지컬: 100’은 넷플릭스 글로벌 TV쇼 부문 1위에 올랐다. ‘피지컬: 100’은 이번에 한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무려 38개국에서 1위에 등극했다.
대한민국 예능 프로그램이 세계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드라마는 물론 'K-예능'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2023년 1월 24일 첫 공개된 '피지컬 100은' MBC에서 제작한 '100인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100인의 참가자들은 성별, 나이, 국적 등에 구분 없이 우승 상금 3억 원을 위해 경쟁한다.
'오징어게임' 실사판이란 평가를 받기도 해서 근징어게임 별명을 얻기도 했다.
격투기 선수 추성훈,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 체조 국가대표 양학선, 스포츠 트레이너 겸 유튜버 심으뜸, 레슬링 국가대표 장은실 등 각 분야 유명 인사들이 참가했다.
연출을 맡은 장호기 PD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시청자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예상에 예상을 뛰어넘는 스토리 흐름과 이제껏 주목받지 못했던 새로운 인물들에 대해서도 집중해 달라"라고 말했다.
특전사로 군복무를 마친 장 PD는 헬스장에서 '베스트 바디'·'이달의 챌린지' 등을 살피다 '왜 이 사람이 우승이지?'라며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마저 커지는 걸 보면서 ‘피지컬: 100’ 제작을 결심했다.
'피지컬:100'에는 다양한 분야의 '괴수'들이 출연한다.
운동을 업으로 삼는 보디빌더와 운동선수는 물론 가수, 유튜버 등 성별, 인종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 출연해 자웅을 겨룬다. 장호기 PD는 "처음에 1000분 정도를 조사해서 500분에게 연락을 드렸다.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이 모으고 싶었다. 그분들 하나하나가 전 세계에 퍼진 피지컬을 대표하는 모습이고 싶었다.
그래서 최대한 다양한 분들에게 접촉했고 저희 프로그램의 취지를 듣고 승낙하신 분들을 섭외했다.
다만 외국인을 몇 퍼센트로 할 것인가, 외국인의 기준은 어떻게 되는가에 대해서는 고민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지금은 한국분들과 한국에서 활동하며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분들을 먼저 섭외했다"라고 설명했다.
'피지컬 100'에 참여한 100명의 참가자들은 다양한 퀘스트를 통해 최후의 1인에 도전한다.
'피지컬 100'이 요구하는 건 단순히 근력이 아니다.
매 퀘스트마다 완벽한 몸을 위한 다양한 능력치를 요구한다.
모든 퀘스트가 한 포인트에 집중하는 걸 피하기 위해 다섯 가지 능력치를 오각형으로 표현하는데 모든 퀘스트를 통과한 사람은 다섯 가지 지표가 오각형을 넘어 원에 가까운 사람이다. 물론 체급, 성별의 차이를 어느 정도 고려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모두 똑같이 간다는 것에 참가자들 모두 동의했다.
'피지컬 100'의 초반 인기를 견인한 것은 첫 번째 퀘스트였던 1:1 공 뺏기 미션이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너무 룰이 없는 것 아니냐'라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장호기 PD의 설명은 달랐다.
장호기 PD는 김춘리와 박형근의 대결을 중심으로 펼쳐진 젠더 이슈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장호기 PD는 "사실은 훨씬 더 디테일한 룰이 있었다.
그런데 그걸 자막으로 다 공개하면 너무 길어질 것 같고 불필요한 것 같았다.
최대한 담백하게 보여드리려는 전략이었다.
또 각 코너에는 심판이 서 있었다.
방송된 것과 달리 중간에 정말 많이 멈췄다.
방송에서 보는 것보다 디테일했지만 편집으로 인해 그냥 흘러가는 것처럼 보인 것 같다.
또 우리 프로를 떠나 젠더 갈등을 부추기거나 신체 부위에 악플을 다는 것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김춘리와 박형근 모두 최선을 다했고 모두 동의했다"라고 설명했다.
만국공통,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흥미로운 주제인 몸을 소재로 한 '피지컬: 100'은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장호기 PD는 자국의 '피지컬 괴수'를 소개하거나 아예 자국에서 촬영해 달라는 메일을 받기도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피지 100'이 이처럼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교양 PD 출신 장호기 PD의 담백한 편집도 한 몫했다.
장호기 PD는 "스포츠를 보면 짧은 경기 안에 선수들의 스토리가 녹아나는 것처럼 저희도 특별한 설명이나 연출 없이 그렇게 해보고 싶었다. 예능형 자막이나 연출자의 의도를 담은 편집을 배제하며 리얼함으로 승부를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다양한 카메라를 활용해 감정을 자막이 아닌 그림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빌런이 등장하고 참가자들끼리 싸우는 기존의 서바이벌과 달리 자연스러운 연출을 담고 싶었다. 그래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왔다 갔다 하는 시청각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피지컬: 100’은 지상파 방송인 MBC가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성공한 사례로 주목받게 됐다.
넷플릭스 예능 담당 유기환 매니저는 "2021년 10월 18일에 장호기 PD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MBC의 시사교양 PD인데 넷플릭스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싶다고 기획안을 보냈더라.
보통 예능은 예능 PD가 만들기 마련인데 의외였고, 기획안을 읽을수록 이건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기획의도가 너무나 명확했다.
같은 서바이벌 틀 안에서도 그동안 보지 못했던 톤과 분위기가 있었다.
장호기 PD가 그림을 잘 그리는데 직접 그림을 덧붙이며 보내온 기획안을 볼수록 쇼가 재미있겠다는 확신을 들게 했다."라며 '피지컬:100'의 시작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했다.
유기환 매니저는 "메일을 받고 2주 만에 연락드리고 제작팀을 꾸려달라고 했다.
이례적으로 빠른 시간 안에 제작을 결정했다.
넷플릭스에서 100% 제작 투자이며, 가장 큰 스케일의 예능을 이렇게 시작하게 되었다.
전 세계적인 호평에 저희도 뿌듯하고 감사하다."라며 기획안 한 통으로 예능에 확신을 받은 사연을 이야기했다.
장호기 PD는 "제 메일이 스팸으로 처리되지 않은 게 정말 다행이었다."라고 농을 하며 "교양 PD이지만 장르의 구분이 무의미하다 생각했다. 인간에 대한 주제라면 어떻게든 다뤄보고 싶은 게 꿈이었다. 피지컬과 인간에 대한 프로그램은 특정 장르로 분류되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시사교양 PD이지만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되었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OTT이기에 이왕이면 가장 높은 곳의 문을 두드리고 싶어서 시작했다."라며 넷플릭스에 기획안을 보냈던 이유를 이야기했다.
많은 이들이 '피지컬 100'이 MBC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왜 MBC에서 만든 건데 방송이 아닌 OTT 플랫폼을 통해 공개하게 되었는지 많은 이들이 궁금해했고 이에 대해 장호기 PD는 "지상파의 위기라는 말 많이 들었다. MBC 조직원으로 저도 그런 위기감이 들었고 돌파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MBC라고 해서 꼭 TV용 콘텐츠만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니고 교양 PD라고 해서 교양만 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 생각해서 도전했다."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아무리 잘 만든 프로그램이 있다 하더라도 만들고 와서 보라고 하는 게 아니라 저희가 어디든 가서 좋은 걸 제공할 수 있다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MBC는 글로벌 미디어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는 늘 있었지만 계속해서 논의 단계였다. 그래서 제가 먼저 나섰고, 내부에서 같이 제작할 팀 꾸려서 진행을 했고 프로그램이 거대한 서바이벌이어서 노하우가 필요해서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제작한 경험이 있는 외부 루이 웍스미디어와 협업했다. MBC에는 훌륭한 제작 인프라와 인재가 있어서 언제든 이런 콘텐츠를 시작하고 제작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라며 MBC의 든든한 지원하에 OTT 용 콘텐츠를 만들었음을 강조했다.
공중파와 OTT 플랫폼의 작업에 어떤 차이가 있었냐는 질문에 장호기 PD는 "요구하는 기준이 굉장히 높았다. 화질, 음질에 대한 요구치와 방송보다 많이 높았다. 방송은 1~2주 안에 결과물을 내놓는 게 중요하지만 넷플릭스는 최상의 퀄리티를 만들게 지원해 주고 기다려주는 게 달랐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덧붙여 "플랫폼과 상관없이 내용에 있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한국 시청자도 중요한데 전 세계 시청자도 보는 프로그램이어서 자막을 어떻게 보여줄지, 멘트들이 외국인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거나 정서적으로 문제 되지 않을지 고민이 되더라. 최대한 백그라운드는 삭제하고, 누가 봐도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게 연출의 기준이었다."라며 '피지컬:100'을 만들며 어떤 기준으로 연출했는지를 밝혔다.
극강의 피지컬 100인 중 최강의 피지컬 1인을 찾는 서바이벌 게임 '피지컬: 100'은 1월 24일(화)부터 매주 2편의 에피소드를 공개, 오직 넷플릭스에서 절찬리 스트리밍 중이다.
'트렌드 리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챗GPT 열풍, 국내 AI 스타트업 세계 시장 진출 기회? (0) | 2023.02.15 |
---|---|
다양한 웨이브, 올해 토종 OTT 전망은? (0) | 2023.02.11 |
MZ세대 ‘조용한 퇴직’을 하는 이유 (0) | 2023.01.15 |
MZ세대를 대하는 리더십 비결 3가지 (0) | 2023.01.08 |
경력직 채용이 실패하는 이유 (0) | 2023.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