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자산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NFT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거래량과 가격 모두 폭락했다.
NFT의 결제 수단인 가상 화폐가 약세를 보이는 데다 각국에서 규제가 강화되면서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NFT 호가 74억, 최고 응찰가 19만 원
3월 28일 국내 NFT(대체 불가능 토큰) 거래소 ‘업비트 NFT’에 나온 ‘펭수의 하루’라는 작품은 판매 희망가가 1888 이더리움(약 74억 원)이다. EBS 펭수 캐릭터가 주인공인 이 작품은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 TV’가 제작한 영상을 NFT로 발행한 것으로, 이달 22일 낙찰받은 한 구매자가 재판매에 나섰다. 하지만 최고 응찰가(제안가)는 0.05 이더리움(약 19만 5000원)으로 판매 희망가의 3만 8000분의 1에 불과했다.
◇NFT 거래량 반의 반 토막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NFT 거래 플랫폼 오픈시(opensea)의 3월 일일 거래량은 약 5000만 달러(약 612억 원)로, 지난달 2억 4800만 달러(약 3000억 원)에서 80%나 급감했다. NFT 데이터 조사업체 논펀저블에 따르면, 이달 초 글로벌 NFT 거래 계정 수가 지난해 11월 대비 반 토막 났고, NFT 작품의 평균 거래 가격은 3분의 1로 주저앉았다. NFT와 관련된 가상 자산 10종의 가치를 지수화한 업비트의 ‘NFT 인덱스’도 올 초 대비 40% 하락했다. NFT 시장이 얼어붙은 이유는 NFT 거래 수단인 가상 화폐 시세가 급락하며 묻지 마 투기 열풍에 급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NFT 거래에 가장 많이 쓰이는 이더리움은 지난해 11월 고점 550만 원에서 현재 390만 원대로 떨어졌다. 여기에 규제 악재도 잇따랐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NFT 규제를 공언했고, 국내에서는 트래블룰(가상 화폐 거래 실명제) 적용으로 해외 가상 자산 유입이 어려워지며 NFT 시장을 위축시켰다.
◇NTF 대기 구매자 90% 줄어
온라인 게임 '롤(LoL)'을 주제로 한 NFT 프로젝트 '롤클럽'은 21일 롤 제작사의 제재를 받아 대기 구매자 90% 이상이 이탈했다.
NFT 작품이 기존 미술품보다 완성도가 낮다는 인식도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디지털 아티스트들이 귀여운 캐릭터들을 묶어 NFT로 만든 ‘픽셀몬’이란 작품은 지난달 사전 판매로 7000만 달러(약 857억 원)를 조달했지만, 작품 공개 후 조악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가치가 10분의 1로 추락했다. 게다가 지난달 미국 NFT 거래소 센트는 NFT 작품 대다수를 저작권 침해 등 사유로 거래 중단시켰다. 미국 경제지 포천은 “NFT 시장에서 과대광고와 사기꾼이 판치고 있다”라고 혹평했다.
◇NFT 2주 새 2억 뚝 급락
국내외 NFT 시장에서 화제를 모은 작품들의 가격도 추락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3월 25일 편당 평균 133 이더리움(약 4억 4625만 원)에 거래된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 연작은 2주 뒤 편당 79 이더리움에 팔렸다. 지난달 23일 소더비의 뉴욕 경매에 오를 예정이던 ‘크립토펑크’ 연작 104점은 경매 직전 응찰자가 적어 출품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요 NFT 거래소에도 최초 구입 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내놓는 매물이 쌓이고 있다. 국내 대표 NFT 작가 장콸의 ‘미라지 캣3’은 지난해 11월 2억 5400만 원에 팔렸지만 27일 최고 응찰가는 1만 5000원이다. 지난해 12월 NFT 거래소 CCCV에서 발행한 MBC ‘무한도전’ NFT 2점은 4개월째 구매자를 못 찾고 있다. 3월 7일 NFT 작품 1만 개 분양을 목표로 추진한 대선 후보 풍자화(畫) NFT ‘4류정치’ 프로젝트는 “NFT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며 사업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온라인 게임 ‘롤(LoL)’을 주제로 한 NFT 프로젝트 ‘롤클럽’은 21일 롤 제작사의 제재를 받아 대기 구매자 90% 이상이 이탈했다.
◇NFT 프로젝트 철회도 속출
사업 중단된 '대선 후보 풍자화(畫) NFT '4류정치' 프로젝트도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업들이 NFT를 대거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NFT 발행’만으로 돈이 몰리는 시기는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기업들이 줄줄이 자사 서비스에 NFT를 접목하거나 작품을 발행하면서 기존 NFT의 희소성이 떨어지고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기아가 지난 26일 출시한 NFT 작품은 자사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하고 구매자에게 신차 체험 기회를 주는데도 점당 가격은 40만 원대로 낮게 책정했다. 가상 자산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NFT 시장 가격 조정기가 계속되며 상당수 작품은 가치가 제로(0)에 수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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