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트렌드 도서를 왜 보시나요?
트렌드 도서에서 어떤 점을 기대하시나요?
트렌드는 답을 찾는 게 아니라 대응하는 것이라고 합니다.트렌드는 살아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트렌드 파악'은 세상의 현상을 잘 보기 위해 지금 일어나는 일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분석하고, 엮어내는 작업입니다. 이걸 이해하면 세상을 어떻게 살지 준비할 수 있죠.
김용섭 작가 『라이프 트렌드 2022』는 이 관점을 토대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분석해왔습니다.
2022년을 조망하는 그의 분석에는 팬데믹으로 인한 변화, 소비자와 MZ세대의 가치관 변화가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트렌드는 이전으로 돌아갈까? 그대로 유지될까요?
우드(Wood)의 습관 형성 모델(habit formation model)에 의하면, 변화된 행동이 하나의 습관으로 자리 잡으려면, 오랜시간의 반복과 더불어 보상이 중요하다는 것인데요. 어떤 소비행위가 코로나 이전으로 복귀하느냐 아니냐는 그 보상을 함께 따져봐야 해요.
대면으로 하는 행동이 비대면보다 더 큰 즐거움의 보상을 주면 그 소비는 과거처럼 대면으로 돌아갈 것이고, 비대면의 편리함의 보상이 대면보다 크면 코로나 기간 형성된 소비행태는 유지되겠죠. 따라서 기대하지 않았던 편리함과 즐거움을 경험하게 했던 #언택트 #편리미엄 #오하운 트렌드는 새로운 정상 (new normal)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요?
#편리미엄 : 편리함 + 프리미엄
#오하운 : 오늘 하루 운동
비대면의 편리함이 대면으로 하는 행동보다 더 큰 즐거움을 준다면?
코로나 이후의 트렌드가 새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지금 팬데믹이 끝나가는 분위기니 2022년은 희망찬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전망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마스크가 세상의 전부라고 오해하며 살았는데, 곰곰이 생각하면 팬데믹 이전의 사회도 문제없는 무결한 사회였던 적은 없었습니다.
마스크가 없어지더라도 우리 사회의 빈곤과 양극화, 일자리 등 문제의 민낯은 오히려 드러날 것 같습니다.
이 문제들이 코로나19 기간 더 가속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더라도, 코로나 이전 매출로의 회복은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2030년에 일어날 변화가 코로나 습격으로 10년 일찍 왔다고 하는데요~
2022년 주목할만한 라이프 트렌드 3가지를 추려봤어요.
①가드닝
②리페어
③스몰 액션
트렌드 1. 가드닝 : '불멍' 이어 '풀멍' 뜬 이유
팬데믹 동안 사람들에겐 자연과 가까워지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습니다. 코로나19로 격리와 단절을 경험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콘크리트 속에서 보내는 일이 많아졌죠.
그러다 보니 인간에게 숲과 자연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이 생겼습니다. 앞으로 식물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다양한 분야로 퍼질 것으로 보여요.
더현대 서울은 왜 그렇게 많은 공간을 '정원'에 할애했을까요?
사실 백화점은 임대업의 일종인데, 상점을 입점해 받을 수 있는 임대료를 포기하고 정원을 만든 겁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온라인 쇼핑 시장의 규모는 커졌지만,
온라인 쇼핑몰은 고객에게 살아있는 걸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고객에게 살아있는 식물을 경험하게 하는 건, 오프라인 매장만이 가진 특권이죠. 백화점이 좋은 물건을 자랑하는 게 아니라 경험과 취향을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식물과 관련해 재밌는 현상이 또 하나 있습니다.
이미 20~30대 사이에선'불멍'에 이어 '풀멍', '식멍'이라는 단어가 생겼어요. 팬데믹 이전까지 네이버의 검색어 트래픽을 보면, '반려동물'이라는 트래픽이 항상 '반려식물'보다 높았습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두 그래프가 겹치거나 심지어 반려식물의 트래픽이 더 높았던 시기도 생겼죠.
격리와 단절이 외로운 사람을 늘어나게 한 게 원인이 됐습니다.
그런데 반려동물을 키우면 평생 책임져야 한다는 무게가 있는 반면에 식물은 좀 덜한 점이 있었어요.
그래서 사회적으로 반려식물에 대한 수요가 갑자기 늘어났습니다.
결국 '가드닝'이라는 키워드는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닌,
우리의 욕망이 팬데믹과 맞물리면서 증폭된 현상이 됐습니다.
팬데믹 동안 사람들에겐 자연과 가까워지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로 격리와 단절을 경험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콘크리트 속에서 보내는 일이 많아졌죠. 그러다 보니 인간에게 숲과 자연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이 생겼습니다.
우리나라 상황을 생각해보세요.
대부분의 사람이 도시의 공동주거시설에 살죠.
자연스레 '베란다에 뭔가 만들어 볼까, 화분을 둬볼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아파트에만 살아서 흙을 만져보거나 식물을 키워본 적이 없는 사람은 욕망이 생겨도 갑자기 식물을 키우기 쉽지 않습니다. 식물을 사기만 하면 오래 키우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으며 포기한 사람도 꽤 있었죠. 그래서 버튼만 누르면 식물이 알아서 잘 자라는 기계가 나왔습니다.
LG전자가 2021년 10월14일 '틔운'이라는 가정용 식물재배기를 출시했습니다.
가로와 세로 길이가 1m가 안 되는 사이즈로, 가격은 160만원 정도입니다. 이 기계는 식물 키트와 씨앗 키트를 넣고 전원을 꽂아 버튼만 누르면 식물이 알아서 잘 자라도록 돕습니다.
허브·꽃·상추 등의 식물을 키울 수 있죠. LG전자는 이 제품을 왜 만들었을까요?
가격대는 높은 편이지만, 한 번 구매하면 샐러드를 먹을 때마다 SNS에 올릴 콘텐츠가 생긴다는 것도 매력이에요. 삶의 방식이 '야채를 사 먹는 것'에서 '키워 먹는 것'으로 전환하게 한 거죠.
또 유기농 야채를 사더라도 위생·안전상 느낄 수 있는 불안을 직접 식물을 키우면서 해결하게 했습니다. 물론 식물을 키우는 전자기기가 나온 건 하나의 예시일 뿐입니다. 최근 트렌드를 파악하면 앞으로 식물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다양한 분야로 퍼질 것으로 보여요.
트렌드 2. 리페어 : 유통업의 맥락이 바뀐다
20세기까지는 비싸고 희소한 게 명품이었습니다.
하지만 21세기에는 명품조차 사회적인 역할, 환경과 윤리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왔습니다.
보통 '럭셔리'와 '리페어(repair)'가 어울리지 않는다고들 하세요.
그런데 요즘 럭셔리 브랜드가 앞장서서 리페어를 말합니다.
셀프리지 백화점의 수선대는 눈에 띄는 곳에 파란색으로 메인 인포메이션 센터처럼 만들어 놨어요.
리페어를 바라보는 태도가 변한 거죠.
예를 들어 에르메스는 립스틱을 비롯한 화장품 라인은 전부 리필용을 따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어요.
가방도 한 번 구매한 고객이 영원한 고객이 되는 방법으로 "가방을 계속 사세요"라고 하지 않고 "계속 수선하세요"라고 합니다. 에르메스뿐 아닌 다른 브랜드도 같은 메시지를 내고 있어요. 사람들이 이제는 명품을 집에 모셔두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수선하면서 나타나는 변화입니다.
게다가 셀프리지는 2020년부터 지구를 살리는 'AS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리페어(repair)뿐 아니라 리유즈(re-use), 리셀(re-sell)까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2025년부터 제조 과정에서 환경과 윤리에 어긋나는 이슈가 있는 물건은 절대 팔지 않겠다는 선언까지 했어요.
이제 물건을 팔기만 하는 시대는 갔어요. ESG 기업경영의 바람이 유통업의 맥락을 바꾸고 있습니다.
지금 기업이 환경을 위한 선택을 하는 건 그들이 선해서가 아닙니다. 세상의 기준과 소비자의 방향이 바뀌어서 나타나는 변화예요.
기업은 시장 및 사회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일상에서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한다면, 기업이 변할 배경을 제공하는 게 됩니다.
트렌드 3. 스몰 액션 : '비누 머리 감기'가 유행인 이유
MZ세대는 변화에 거창한 게 필요한 게 아니고, 일상에서의 작은 선택을 스스로 바꾸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1명이 바꾸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겠지만,
1명이 모여서 100명, 1만 명,
10만 명이 되면 세상이 바뀐다고 생각해요.
그런 관점에서 요즘 20대 사이에서 유행처럼 보이는 게 '비누 머리 감기'입니다.
샤워용품을 고체로 쓰면 용기와 펌프가 필요 없어집니다.
동시에 액체화에 들어가는 화학물질도 덜 쓸 수 있죠.
부피가 작아지면 유통 비용도 줄어듭니다.
그래서 등장한 게 비누처럼 생긴 '샴푸 바(bar)'예요.
샴푸 바는 원래도 있었지만, 이전의 작은 편리함보다
일상에서 소소한 행동인 머리 감고 세수하는 방식을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게 누적되면 엄청난 변화가 생긴다는 걸 요즘 세대는 알고 있으니, 나부터 바꾸자는 태도가 늘어난 거죠.
비슷한 활동으로는 '플로깅(plogging)'이 있습니다.
* 플로깅: '이삭을 줍는다'는 뜻의 스웨덴어 'Plocka upp'과 '달리는 운동'을 뜻하는 영어 'Jogging'의 합성어.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 보호 활동입니다.
2016년 스웨덴에서 출발해 국내에는 2018년부터 확산되기 시작했고 최근 들어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는 등 점차 확산되고 있죠.
2021년 봄,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플로깅 하는 걸 인스타그램에 올려 화제가 됐습니다. 수많은 기업이 기업 이미지를 좋게 하고자 올해 내내 진행한 활동이기도 합니다.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를 이끄는 김용섭 작가는 트렌드를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트렌드를 바라보는 관점이 ‘소비’가 아니라 ‘라이프’에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트렌드는 살아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슈가 모두 연결되어 있고, 결국 우리 삶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최근 10년 동안 ‘라이프 트렌드’ 시리즈를 해마다 출간한 김용섭 작가의 책 『라이프 트렌드 2022』를 요약해
나는 어떤 관점에서 트렌드를 바라보고 준비해야 할지 2022년 주목해야 할 트렌드 3가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세계적인 팬데믹 이후, 갑작스레 찾아온 변화 속에서도
우리는 더 나은 길을 모색하며 나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내 상황에 적용해보고 내게 맞는 대안을 찾아 생존 기반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해를 정리하며 미리 살펴본 2022년의 트렌드 키워드로 앞으로 다가올 미래도 나만의 단단한 시선을 갖추고 희망차게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라이프스타일 #2022 트렌드 #MZ세대
*참고도서:김용섭 『라이프 트렌드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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