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제네시스 수소차 개발 포기로 수소차 업계 전망은 어떨까?
현대차 그룹이 2025년 출시를 목표로 진행해왔던 제네시스 수소차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내부 감사 결과 차세대 수소차 핵심 기술의 기술력과 시장성이 미비하다는 평가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수소차에 탑재하기 위해 개발 중이던 ‘3세대 (수소) 연료전지’의 개발 성과와 연구 진척도가 당초 목표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전지는 수소차에서 내연기관 엔진과 같은 역할을 맡는 핵심 장치다. 현대차 그룹은 감사를 통해 이 같은 결론을 내린 이후 2021년 11월 조직 개편과 인사를 통해 연료전지 담당 부서의 역할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정부는 각각 ‘2025년 수소차 연간 생산량 13만대’ ‘2022년 수소차 판매 8만 대(정부)’를 목표로 내세우며 2040년 수소사회를 달성해 친환경과 경제성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했지만, 이 같은 수소 로드맵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올해 11월까지 수소차 누적 판매 대수는 2만 대가 조금 넘는다.
수소차 생산단가 감축 어려워…제네시스 수소차 개발도 중단
현대차는 지난 9월 개발 중인 3세대 연료전지 시스템을 공개했다.
판매 중인 수소승용차 넥쏘에 적용된 2세대 연료전지보다 부피를 30%가량 줄이고,
출력과 내구성을 2~3배 높였다고 했다. 3세대 연료전지의 핵심 과제는 생산 단가였다.
현대차는 현재 3000만원 내외로 추정되는 차량 연료전지의 가격을 2025년까지 50% 이상 낮출 계획이었다.
수소차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하지만 현대차는 최근 감사를 통해 연료전지 생산 단가 인하 계획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차 로드맵 달성을 위한 ‘수소차 사업성’ 자체에 의문부호가 달린 셈이다. 이와 같은 감사 결과는 정의선 회장까지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감사 결과에 따라 3세대 연료전지 장착을 전제로 개발 중이던 제네시스 수소차 개발 프로젝트도 멈춘 상태다. 현대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제네시스 수소차 개발은 총 4년 개발 기간을 목표로 1년 정도 진행된 상태였는데, 3세대 연료전지 문제로 중단된 상태”라며 “언제 다시 제네시스 수소차 연구·개발이 진행될 것인지도 불투명하다”라고 말했다.
기존 수소차 핵심 기술 개발과 사업을 담당하던 부서도 역할이 대폭 축소됐다.
현대차는 정기 인사 발표에 한 달 앞선 11월, 연료전지사업부 조직 개편을 별도로 발표했다.
기존 연료전지사업부를 수소연료전지개발센터와 수소연료전지사업부로 분리하는 내용이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사업부 중심으로 움직인다. 새 사업부가 주도권을 갖고 기존의 개발 조직을 견제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화려한 수소 로드맵, 실제 실적은 한참 못 미쳐
현대차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수소경제 로드맵의 현실성에 대한 의문도 동시에 제기된다.
2019년 발표한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르면 2022년까지 수소차는 누적 8만1000대 판매가 목표다.
하지만 수소차 내수와 수출 실적은 2021년 11월 2만1000대에 불과하다.
2022년 한 해 동안 약 6만대, 지난 4년여간 누적 판매량의 약 3배가 팔려야만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수소차 보급을 위한 수소 인프라 확충도 목표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2022년 수소 충전소 설립 목표치는 310개소, 하지만 현재 수소 충전소는 117개소에 불과하다.
수소 가격도 현재 ㎏당 평균 단가가 8430원으로, 6000원(2022년) 이하로 가격이 내려가려면 28%나 줄어야 한다.
단순 현대차의 기술력 문제가 아니라 수소 경제, 그린 수소를 이야기하기엔 수소 관련 기술이 아직 충분히 무르익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소 인프라 확충과 시장성을 위해선 순도 높은 수소를 값싸게 얻어야 하는데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소차 기술력을 확보한 도요타조차 2030년 수소차 시장을 세계 차 시장의 3% 내외로 점친다”며 “종합적으로 수소 관련 기술력과 시장성을 점검해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2021년 전세계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1~11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연료전지차의 총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95.1% 증가해 1만 6000대를 넘어섰다. 올해 연간 누적 대수는 지난해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나 1만 8000대를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는 같은 기간 넥소(1세대) 2021년형 모델 판매 증가로 세계 시장에 전년 동기 대비 46.1% 증가한 8900대의 수소차를 판매, 점유율 55.0%를 나타내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일본 토요타는 미라이 2세대 신모델을 앞세워 전년 동기에 비해 413.8% 증가한 5700대를 판매했다.
세계시장 점유율은 35.0%로, 현대차와는 현격한 차이를 나타냈다.
글로벌 수소차 시장은 지난해 사실상 현대차가 지배했다가 토요타가 미라이 2세대 모델을 내놓으며 올해 들어 현대차와 토요타의 양자 대결 구도로 재편됐다.
토요타는 2021년 4월부터 현대차에게 1위를 내준 후 갈수록 현대차와의 연간 누적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연내에 1위로 복귀하지 못할 것이 확실시된다는 것이 SNE리서치 측의 설명이다.
일본 혼다는 올해 1~11월 300대의 수소차를 세계시장에 판매했다.
성장률이 시장 평균에 크게 못 미치며 점유율이 1.6%까지 내려갔다.
SNE리서치는 "현대차와 토요타의 압도적인 양강 구도에 3위 혼다마저 깊이 잠식돼가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비록 지난해 만큼의 점유율은 아니지만 현대차가 토요타와 적지 않은 격차를 벌리면서 충분히 1위를 수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에도 현대차의 위상이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제네시스 수소차 개발 중단!관련주 급락에 전망은?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가 수소차 개발을 중단하는 것 아니냐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수소차 관련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투자업계에서는 확정되지 않은 내용인 데다 단일 이슈일 뿐 수소차 산업 전체적인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가 제네시스의 수소차 개발을 중단할 수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전날 수소차 관련주들이 하락 마감했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수소차에 탑재하기 위해 개발하던 '3세대 수소 연료전지'의 개발성과와 연구 진척도가 목표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수소차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도 덩달아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언론보도에 따르면 제네시스 수소차 프로젝트를 중단했으며, 이에 따라 지난달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연료전지 담당 부서 역할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에 관련주로 묶인 상아프론테크는 12.86% 하락 마감했다. 상아프론테크는 고성능 플라스틱을 활용해 2차 전지(리튬이온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등 제조에 도입되는 정밀소재와 부품을 전문 제조하는 기업이다. 연료전지 스택용 수소이온 전도성 전해질막 개발에 성공한 뒤 상용화를 통한 사업영역 다각화를 준비하고 있다.
수소탱크 업체이자 일진그룹 계열사인 일진하이솔루스도 이날 9.87% 하락했다. 지난 9월에 상장한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 5개 업체 정도만 보유한 수소저장탱크 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현대차 넥쏘에 수소탱크를 독점 공급한다.
이 밖에 효성첨단소재(-6.94%), 유니크(-4.69%), 두산퓨얼셀(-4.59%), 코오롱인더(-3.84%) 순으로 약세를 보였다.
투자업계에서는 제네시스의 수소차 프로젝트 중단 가능성에 약세를 보인 것을 두고 과도한 우려라고 평가했다.
일부 기업은 현대차그룹의 수소차용 연료전지와 직접 연관이 없는 데다, 단일 차 이슈일 뿐 여전히 수소차 업권 전망은 밝다는 점에서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두산퓨얼셀은 인산형 연료전지(PAFC) 중심의 발전용 연료전지를 생산하는 회사로 현대차 그룹의 수소차용 연료전지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라며 "제네시스 프로젝트 중단 소식에 관련주 주가가 급락하면서 동반 하락한 것으로 예상되는데, 과도한 하락세"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등에서는 제네시스의 수소차 개발이 연기된 것은 맞지만 사업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차에서 수소차 사업이 제네시스만이 아닌 넥쏘나 트럭 등과도 관련된 만큼 쉽게 중단하긴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게다가 만약 중단하더라도 이것이 수소차 관련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도요타가 첫 투자를 승용차 중심으로 가져가는 이유는 소재와 부품의 개발, 대량생산 체계화를 이루기 위한 중간과정"이라며 "개발 과정에서 파이프라인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전체 수소차 성장계획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중국과 미국을 비롯 글로벌 국가에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수소차 지원이 계속되는 만큼 속도의 차이일 뿐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한 연구원은 "중국이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도 강도높게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내년부터 수소차는 물론 수소산업 전반에 정부 예산을 투입한다. 유럽연합(EU) 국가들도 주요 도로에 150㎞ 단위로 수소차 충전소를 의무화하면서 충전소에 대한 정부 지원이 시작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수소차는 10년 전의 전기차와 같은 초기단계다.
현 시점의 경제성보다 미래 성장을 염두한 판단이 필요하다.
수소차와 수소시대는 탄소중립 달성에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정 연구원도 "현재 수소 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수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그동안 미뤄졌던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발주가 집중될 것으로 기대한다.
개정안 확정이 지연되더라도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 하에서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수소차 세계 1위지만,국회에 발목 잡힌 수소산업
하지만 수소법 개정안 국회 통과 난항…
현대차, SK, 포스코 등 수소 투자 지연에 속 타
청정 수소 범위 완화가 핵심 사안, 해외선 폭넓게 인정
국회에서 수소법 개정안 통과가 늦어지면서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SK와 포스코 등 수소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기업들의 미래전략도 발목을 잡히게 됐다.
기업들은 글로벌 수소경제 선점을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국회의 입법 지원이 늦어지며 일부 투자 중단위기까지 처해있는 절박한 상황이다.
국회에 발목잡힌 미래 먹거리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엑시언트 수소 전기트럭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엑시언트 수소 전기트럭은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대형 수소 전기트럭으로 이미 독일과 스위스 등 유럽지역에는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차가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에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판매를 늦게 시작한 것은 국내 수소시장의 빈약한 인프라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수소충전소 숫자가 적고 수소트럭 보조금 체계 등이 잡히지 않아 현대차는 제품을 개발해 놓고도 그동안 본격적인 출시에 나서지 못했다.
국회에서 발목잡힌 수소법 개정안 역시 수소차 확산을 늦추고 있다.
수소차를 확대시키려면 안정적인 연료 공급이 반드시 필요한데 국회가 청정 수소의 개념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어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는 2021년 여러 차례에 걸쳐 수소법 개정안을 논의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수소법 개정안의 핵심은 청정 수소의 범위에 그린 수소 외에 블루 수소까지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린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분해해 만들어진 수소로 이산화탄소 발생이 거의 없는 청정에너지다. 그러나 만드는 과정이 힘들고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이에 기업들은 국회가 수소 법을 개정해 그린수소에 비해 이산화탄소가 다소 발생하는 블루수소까지 청정수소에 포함시켜주길 원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여당 의원과 시민단체가 이에 반발해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반면 유럽과 중국, 일본 등은 청정수소의 개념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어 수소 에너지 개발에 우리나라만 뒤처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소법 개정이 늦어지면서 2040년까지 자동차와 선박, 비행기 등 모든 모빌리티에 수소에너지를 적용하려던 현대차의 전략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현대차는 2021년 11월까지 수소 전기차 세계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 수소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국내 입법지원이 미비해 내년에도 1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현대차뿐 아니라 SK와 포스코, 롯데, 효성 등 수소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은 2030년까지 43조원 이상을 투자해 수소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놨는데 이마저도 지키기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류경주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유럽연합(EU)과 중국, 일본 등은 수소 생산공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및 수소생산 여건(생산기술 수준·경제성) 등 각국의 실정을 고려해 청정수소 인증기준과 등급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특성에 맞는 청정수소 인증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수소법 개정안 통과 절실"… 국회에 호소
국회가 수소법 개정안 통과를 미루면서 현대차를 비롯한 관련 기업들의 수소 투자도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현대차, SK, 포스코 등 16개 회원사로 구성된 수소 관련 민간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지난 21일 국회에 계류 중인 수소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서밋은 "자동차, 석유화학, 소재 등 국내 다수 기업은 수소 경제로의 전환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믿고 수소 생산과 유통, 판매 분야에 수십조 원을 투자하고 있지만, 입법적 지원이 늦어져 투자 중단 위기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우리 기업들은 사활을 걸고 이산화탄소 포집·제거, 수소 연료전지 개발, 수소 상용차 개발, 수소 선박 개발, 수소 액화 플랜트 건설 및 충전소 등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그나마 가장 먼저 진행되는 것이 수소법 개정안이지만 국회 소관 상임위의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소법 개정이 더 미뤄지고 제도의 시행이 불투명해진다면 기업들의 수소경제 투자는 중단될 수밖에 없고, 필연적으로 우리나라의 수소경제 선도 전략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 간 협력을 통해 수소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목표로 2021년 9월 출범한 한국판 수소위원회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은 현대차 그룹과 SK그룹, 롯데그룹,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GS그룹, 현대중공업 그룹, 두산그룹, 효성그룹, 코오롱그룹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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