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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

트렌드코리아 2024 '육각형인간'

by 산골 피디 2024. 1. 16.

 

육각형 인간 그래프=사진
육각형 인간 그래프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 세 번째 트렌드로 제시한 키워드는 ‘육각형 인간’이다. 
#육각형연예인  #육각형아이돌  #육각형여자 #육각형남자  #육각형브랜드  #육각형운동선수  #육각형 미드필더
최근 SNS 인기 검색어 중에는 '#육각형'이란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우리 속담으로 치자면 '팔방미인' 정도인 듯한데, 후천적 노력보다는 선천적인 타고난 조건, 재능에 중점을 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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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육각형인가?

어떤 대상의 여러 가지 특성을 비교분석할 때, 그 기준을 축으로 하는 육각형 이미지를 그리곤 하는데, 이를 '헥사곤 그래프'라고 한다. 여기서 모든 기준 축이 끝까지 꽉 차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면 정육각형이 되기 때문에, 육각형은 종종 '완벽'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요즘 사람들, 특히 20~30대 젊은이들은 이 육각형의 완벽을 추구한다.
가수라면 가창력만 좋아서는 안 되고 인성도 좋고, 부유한 집안에서 사랑받으며 잘 자라난 티가 나야 한다.
부자라도 단지 돈만 많으면 안 되고, 생계가 아닌 자기 발전에 기여하는 일을 하면서 부를 창출해야 남들의 부러움을 산다.
이렇듯, '육각형'이라는 단어가 거의 모든 직군에서 자연스럽게 쓰이는 모양새다.
"000 씨는 외모, 패션 센스, 운동신경, 인성 등 정말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육각형' 연예인이에요" 하는 식의 표현이 자 주 들린다. 육각형? 무슨 말일까? 어떤 대상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특성을 비교분석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육각형 이미지를 '헥사곤 그래프'라고 하는데, 여기서 모든 기준 축이 끝까지 꽉 찬 완벽한 모습을 보이면 정육각형이 된다. 그래서 육각형은 종종 완벽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요즘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은 완벽을 추구한다.
외모•학력•자산• 직업•집안•성격 (여섯 가지가 넘을 수도 있다) 모든 측면에서 약점 없는 사람을 선망한다.
 
 

육각형인간의 발현 양상

이러한 육각형 신드롬은 널리 확산된 소셜미디어의 영향이 크다.
완벽한 라이프스타일을 뽐내는 전 세계의 동년배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나도 그처럼 완벽한 모습을 갖춰야 한다는 유형무형의 압박이 강해진 것이다.
 
육각형인간 트렌드는 구체적으로 몇 가지 흥미로운 모습으로 나타난다.
 
첫째, 육각형인간은 아무나 될 수 없는 것이라며, 달성하기 힘든 엄격한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일종의 '담쌓기'를 시도한다. 예컨대 노력으로 성취할 수 있는 요소보다 운명처럼 타고나야 하는 요소를 더 높게 산다.
요즘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끄는 웹툰이나 드라마를 보면 '고진감래의 서사'는 그다지 인기가 없다.
그냥 날 때부터 완벽한 주인공이 바로 등장하는 이야기가 더 선호된다.
 
둘째, 육각형에 얼마나 가까운지 그 가치를 '숫자'로 계량화하고 그것을 서로 비교해 서열을 매긴다.
출신 학교•주거지•직장의 등급을 세밀하게 나누며 매 순간 서로를 평가하며 줄을 세운다.
 
마지막으로 육각형 인간 되기를 희화화해 놀이처럼 즐긴다.
이른바 '육각형 게임'을 통해, 어차피 이룰 수 없는 선망이라면 가볍게 가지고 노는 것이다.
 
경제성장 속도의 둔화로 눈높이에 맞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만인이 만인과 비교되는 시대를 그들은 살고 있다. 언제 어디서 나를 지켜볼지 모르는 익명의 타자들과 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젊은이들의 삶의 무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무겁다. 완벽해 보이는 타인과의 끊임없는 비교를 통해 육각형의 자아를 추구하는, 적어도 육각형으로 보이고자 노력하는 육각형인간 트렌드는 그 압박을 견뎌야 하는 일부 젊은이들의 활력이자 절망이면서 하나의 놀이다.
 
 

육각형인간의 등장 배경

심리학자 토머스 커런 Thomas Curran 박사팀이 미국 •영국• 캐나다 등지에서 약 4만 명 이상의 학생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남들에게 완벽함을 보여줘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타인을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는 '사회적 완벽주의'가 일반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젊은이들이 자신이 처한 사회적 상황을 점점 더 부담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타인이 자신을 더 가혹하게 평가하기 때문에 더욱 완벽한 모습을 보여줘야만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한다.
과거 부모님 세대와 비교하면 지금의 청년들은 훨씬 높은 경제적 수준을 누리며 성장했다.
본인을 소중히 여기는 자존감 교육도 충분히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함에서 하나라도 부족하면 힘들어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기준을 엄격하게 설정해 아무나 육각형인간이 되지 못하도록 '담을 쌓아가는' 특성은 우리 사회의 계층 사다리'가 약해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는 동안 부의 양극화가 극심해지면서 '노력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그동안 한국 사회는 "모든 성패는 개인의 노력에 달렸다"를 강조하는 개인주의와 능력주의를 근간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요즘은 개인의 노력으로 성공을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갈수록 옅어진다.
코난테크놀로지의 소셜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2030 세대는 성공을 타고난' 자산 (머리•공부·재능)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신분의 상향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노력의 가치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노력 신화가 사라진 자리는 집안•외모• 재능처럼 타고나야 하는 것, 누구나 쉽게 가지지 못하는 것으로 대체된다.
 
현대사회에서 노력의 신화가 무력해지는 것은 요즘 부자가 노력하면 닿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도저히 닿 을 수 없는 소위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의 부를 쌓은 경우가 많아지는 것과도 관계가 있다.
하나의 기술이나 플랫폼이 세계시장을 독점하는 시대의 '테크 거부' 들은 부자가 되어가는 속도나 부의 규모가 가히 천문학적이어서, 일반인으로서는 노력은커녕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비교 정도가 아니라 선망도 쉽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나의 노력이라는 것이 참 보잘것없게 느껴질 수 있다.
 
둘째, 비교를 통해 서로에게 '등급'을 매기고, 나의 가 치를 '숫자'로 증명하는 현상은 소셜미디어의 발달과 관계 깊다.
소셜미디어의 등장은 타인과의 비교를 한층 더 쉽게 하는 걸 넘어 비교의 일상화를 가져왔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 Leon Festinger가 주장한 사회 비교 이론 social comparison theory에 따르면, 사람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가늠한다. 소셜미디어는 이런 비교를 극대화한다. 밝고 예쁘게 과장되어 표현된 남들의 SNS 피드를 분 단위, 초 단위로 확인하며 끝없이 나와 타인을 비교해 간다. 비교 대상도 확장된다. 과거에 는 친구와 이웃 사이에서 펼쳐지던 비교가 이제는 나와 전혀 상관없는 유명 인플루언서로 확대된다. 타인의 삶을 엿보며 우리가 꿈꾸는 욕망의 크기는 점점 더 커진다.
더 많은 기준으로, 더 많은 타인과 비교해야 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점수를 매기며 등급을 나눠간다.
 
가령 실제적 자기와 이상적 자기가 불일치할 때, 실망•불만족•슬픔과 관련된 정서에 취약하다.
실제적 자기와 의무적 자기가 불일치할 때는 두려움• 긴장 감 같은 정서에 취약하다.
비싼 가방, 비싼 식사 등의 행 복한 순간을 소셜미디어에서 과시하는 행위는 남들에게 부러움을 사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멀티 페르소나'를 만들어내는 일이기도 하다. 삶의 모든 순간이 SNS 속 사진처럼 행복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자아와 이상적 자아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는 순간, 불편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사람들은 현실을 놀이화함으로써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이다.
 
 

전망 및 시사점

육각형인간은 요즘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욕망의 목표 지점이다.
프랑스의 정신의학자 자크 라캉 Jacques Lacan은 인간이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존재라고 했다.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나의 욕망'인 듯 착각하며 살아간다.
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 Rene Girand는 소설 속 주인공의 욕망 구조를 분석한 그의 저서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에서 인간의 욕망이 '모방'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밝혔다.
지라르는 타인의 지위를 차지하려는 욕망을 '모방적 욕망'이라 부른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 사고 싶어 죽을 것 같은 물건도, 어쩌면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라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그것을 사고자 하기에 나도 덩달아 갖고 싶은 경우가 많다. 우리의 욕망은 사회적으로 구성된다.
 

나다운 것이 행복한 것

육각형인간을 꿈꾸는 모습도 이와 유사하다.
육각형인간의 모습은 내가 꿈꾸는 이상적 모습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가 제시하는 이상형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서 육각형인간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어디일까?
아마도 서울 강남을 꼽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강남을 오랫동안 분석한 정신의학과 의사의 생각은 좀 다른 것 같다.
28 년째 서울 강남에서 정신과 의원을 운영 중인 김정일 박사가 펴낸 책의 제목은 『강남은 거대한 정신병동이다』 다.
김 박사가 이렇게 제목을 지은 이유는 과도한 경쟁에 따른 열등감, 배금주의, 계급의식, 비정상적인 교육열 등 한국 사회의 문제점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이 바로 강남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강남 지역이 유독 문제라는 말이 아니다.
타인들이 육각형일 것이라고 선망하는 대표적인 곳조차도 여전히 우리 사회의 아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과도한 비교와 줄 세우기가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본연의 자신을 찾고 타인의 시선과 욕망에 서 자유롭고자 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이들은 우선 무한 비교를 일상으로 만들어 자괴감과 왜곡을 불러일으키는 소셜미디어의 보이지 않는 횡포를 차단하고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는 유용한 도구로 만들고자 한다.
 
최근 Z세대 사이에서는 불특정 다수에게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는 것을 꺼리는 현상이 관찰된다.
자기 포스팅을 '전체 공개'로 하지 않고 비공개로 전환해서 친구들과만 교류하고, 가장 많은 시간을 포스팅이 아니라
DM Direct Message(개인 간 메시지)에 쓴다. 또한 최근 SNS에서는 사진을 업로드하는 방식도 변화의 조짐을 보인다.
포토덤프 hoto dump'라고 해서, 공들여서 완성한 '인생샷' 한 장이 아니라, 나의 일상을 날것으로 담은 사진 여러 장을 무더기로 올리는 게 힙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소위 '각 잡고' 찍은 사진이 아닌 편한 분위기와 자연스러운 상황을 보여주는 이미지들로서, 초점이 흔들린 사진,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한 밈이나 짤 등도 포 토덤프 게시물에 자주 포함된다.
 
2023년 9월 기준, 인스타그램에 '#photodump' 해시태그를 달고 올라온 게시물 수는 350만 개가 넘고, 같은 해시태그가 달린 틱톡 영상의 전체 조회 수는 30억 회 이상이다. 나아가서는 보이는 것을 중시하는 SNS의 위력에 맞서려는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를 비롯한 몇몇 대학교에서는 못생긴 셀카 올리기 캠페인 Ugly Selfies'을 시행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모습만 올리는 세태를 풍자해 더 솔직하게 있는 모습 그대로를 드러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캠페인이다.
비공개 소셜미디어, 포토덤프의 등장이 의미하는 것은 그간의 소셜미디어가 일종의 피로를 불러오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최근 페이스북•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의 활용자 수가 차츰 줄고 있다.
전년 대비 사용자 증가폭이 2010년 후반에는 매년 4~5억 명에 달했는데, 2024년부터는 2억 명대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된다. 이는 광고가 넘쳐나고, 정치적으로 오염되며,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과도해지는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해석된다.
 
육각형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완전한 모습을 추구하고 나아가 놀이로 삼는 것은 재미있는 현상이지만, 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육각형인간에 동조하기 위해 힘겨운 부담도 함께 져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어려운 시기를 살았던 부모 세대는 젊은이들에게 네가 뭐가 부족하니?" 하는 식의 질문을 많이 한다. 하지만 그들 세대 내부에서는 치열한 경쟁과 자기 검열의 스트레스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 끝에 육각형인간 같은 완벽한 모습이 있다는 점 역시 이해해야 한다.
 
사람들이 육각형인간을 부러워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육각형인간이 되면 행복할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 가장 행복할까?
상투적이지만 가장 나다울 때 행복한 것이 아닐까?
비록 그것이 육각형의 완벽한 모습은 아니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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