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로 먹고산다는 것이 얼마나 가능한 일일까?
비록 좋아하지 않는 일이지만 워라밸이나 페이를 보장해 준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그 일을 선택할 수 있다.
삶의 재미와 의미는 일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스스로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있다.
오늘날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긴 기간 일해야 하므로 일을 지속할 내적 동기가 필요하다.
의미. 가치. 신념과 같은 내적 동기가 결핍되면 업무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적 동기가 있다는 말은 돈이나 지위, 보상 때문에 일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일에서 의미를 추구하는 것은 누구나 누려야 하는 권리다.
일이 참고 견뎌야 하는 노동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통계 자료는 대단히 실망스럽다.
2017년 160개 국에서 실시한 갤럽의 조사 결과는 10억 명에 달하는 정규직 노동자의 85퍼센트가 자신의 일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에서 의미를 찾지 못한 것이 이유 중 하나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의미 있는 일을 찾기 위해 노력하라"
“자신의 일이 의미 있다고 생각할 때 더 행복하고, 더 생산적이고, 더 창 조적이고,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의미를 찾아라"
“어떻게?”
이에 관해 캐나다에서 비즈니스 및 리더십 컨설턴트 회사 워크필굿을 운영하는 <최고의 일 Your Best Work>의 저자 톰 모린 Tom Morin는 이렇게 조언한다.
의미는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다.
일종의 사회적 산물이다.
'의미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
대개는 특정 직업을 나열합니다.
직업 말고 당신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얘기해 볼까?
우리는 의미 있는 일을 명사처럼 사용한다.
구글에서 '의미 있는 일'을 검색하면 여러 가지 직업 목록이 나온다.
의사, 간호사, 자선사업가 등등. 모두 훌륭한 직업이다.
해당 직업에 종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평생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지 못한다는 뜻일까?
사람들은 의미 있으면서도 멋있어 보이는 일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잘못된 선택을 하고 값비싼 대가를 치른다.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개념, 그리고 내 부모와 그 친구들의 삶에 기대어 중대한 착각을 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직업은 저마다 그 일에 가치를 느끼는 사람이 분명히 존재한다.
동시에 같은 일에 전혀 만족하지 못하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의미는 직업에서 오는 게 아니다.
다시 말해 내가 그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부여한다면 어떤 일이든 가치 있고 의미가 있다.
의미 있는 일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좋은 부모 가 되는 것이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든, 엄청나 게 많은 쿠키 상자를 기부하는 것이든, CEO가 되는 것이든, 최고의 정원사가 되는 것이든 모든 의미는 그것을 찾는 사람에게 발견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 점을 간과한다.
어떤 일도 다른 일보다 더 의미 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론적으로 아무것도 의미가 없거나, 모든 것이 의미 있다.
즉 절대적인 의미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며, 찾고자 한다면 어디에서든 발견할 수 있다.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이란 모두가 '그 일은 의미 없다'라고 생각한다 해도 여전히 하고 싶어 하는 일을 말한다.
학습된 의미를 진짜라고 착각할 때 벌어지는 일
우리가 인식하는 '일에 대한 의미'가 문화적으로 학습된 결과라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자신에게 진정으로 의미 있는 일이 무엇인지 제대로 직시할 수 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저는 인물 사진을 찍는 사진사입니다. 그런데 제가 제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 직업을 선택한 데는 주변 환경의 영향이 컸어요. 어머니가 사진사였거든요. 사촌들은 저를 패션쇼에 데리고 다녔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면서 이 일이 의미 있다고 믿도록 학습되었던 거죠."
이런 깨달음은 당신을 자유롭게 해 줄 것이다.
지금 하는 일을 싫어한다면, 동시에 일을 좋아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든다면 왜 그렇게 느끼는지 생각해 보자.
오히려 '일을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태도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변화는 스스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작된다.
생각의 전환이 일어나면 앞이 보이지 않는 불행의 안갯속을 헤매던 느낌에서 빠져나와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 회사를 그만두고 서핑 강사로 전향하는 극적인 변화가 아니라고 해도, 얼마든지 일을 좀 더 만족스러운 형태로 바꿀 수 있다.
열다섯 살의 나는 장래와 관련해 두 가지 생각에 아주 강력한 지배를 받았다.
당시에는 내가 특별한 존재며 앞으로 특별한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아주 해로우며 이후의 당신의 인생에 많은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부디 사회와 가족이 머릿속에 심어놓은 믿음이 아니라, 스스로 진짜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바탕으로 당신의 일과 삶을 결정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당신에게 어떤 일이 의미 있을지 알지 못한다
안다고 말하는 사람을 경계하자.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먼저 가만히 앉아서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혼자 하는 일이 항상 의미 있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서 자책하지는 말자.
일하는 시간 중 일부만이라도 의미 있다고 느끼는 것을 목표로 삼아보자.
당신 잘못이 아니다
와튼스쿨의 애덤 그랜트 Adam Grant 교수는 30만 명이 넘는 트위터 팔로워를 거느린 조직심리학자다.
그는 《오리지널스 Originals), 《싱크 어게인 Think Again) 등의 책을 냈으며, 그가 운영하는 TED 팟캐스트 '일을 엉망으로 만들지 않는 법 how to make work not suck'은 그의 책만큼이나 훌륭하다.
그랜트는 이미 하고 있는 일에서 의미를 찾으라고 조언한다.
정확한 지적이다.
솔로 워커가 스스로 일에서 의미를 찾아낸다면 그 자체로 놀라운 성공이다.
특히 경제적 환경적 이유로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없다면, 예를 들어 불경기에 힘들게 버티고 있거나 개인적인 책임과 청 구서, 부채 때문에 새로운 모험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이러한 접근 방식은 대단히 가치 있을 것이다.
일에서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그 일에 대한 감정도 달라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금 하는 일에서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까?
펜과 종이를 들고 자리에 앉아보자.
자신의 일에서 어떤 점을 최고라고 느끼는지 생각해 보자.
어떤 일을 잘하는지가 아니라 본인 일의 어떤 부분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지 떠올려보는 것이다.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무엇이든 적어보자.
그리고 자신의 업무환경에 서 그 일이 더욱 확장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
이 접근 방식은 잡 크래프팅 job-crafting이라고 알려져 있다.
잡 크래프팅 이론은 직장에서 업무 만족도와 행복감을 높이기 위해 주어진 일을 의미 있는 활동으로 바꾸도록 고안한 방법이다. 에이미 브제스니에 브사키 Amy Wrze-sniewsk, 저스틴 M. 버그 ustin M. Berg, 제인 E. 더튼 Jane E. Duttono 등 연구자들이 고안한 이론이다.
잡 크래프팅 job-crafting 방법
첫째, 과제에 집중한다.
중요한 업무를 늘리고 줄일 수 있는 일은 줄인다.
핵심 업무가 아닌데 지루하거나 번거롭거나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일은 외주를 주거나 날짜를 정해 일괄로 처리한다.
새로운 고객을 물색한다. 예를 들어 프리랜서 홍보 전문가는 신제품 출시 기념 파티를 열고자 하는 고객을 물색한다.
그리고 초보 프리랜서 연출자라면 포트폴리오를 쌓기 위해 경험 많은 연출자의 보 조로 들어간다.
둘째, 관계에 주목하라.
업무 관계망을 더욱 공고하 게 만들어보자.
누군가를 속이거나 착취하지 않으면서, 착취당하지 않으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경력을 이끌어 줄 관계를 모색해 보자.
셋째, 기존 일에서 의미를 찾고 긍정적인 관점을 새롭게 정립한다.
그러나 때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기가 불가능하게 느껴진다.
일에서 의미를 발견할 수 없다면 전적으로 나의 잘못인가?
비참한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계속해서 열심히 의미를 찾아야 하는가?
15년간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개인의 잘못으로 일에서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의 문제이거나 조직 내 리더십 문제이거나 둘 다의 문제다.
일이 다른 사람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못할 때,
일이 쓸모없다고 느낄 때,
일에서 보람을 찾을 수 없을 때,
관리자가 일의 목적을 분명하게 설명하지 않을 때,
개인이 의미를 발견하기는 힘들다.
자신의 일이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면, 고독은 외로움으로 이어질 것이다.
자신의 일이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경험을 하지 못한다면, 그 일이 의미 없게 느껴질 것이다.
공연장을 나서면서 청중과 악수를 나눴던 피아니스트 다리에스쿠를 떠올려보자.
그의 행동은 사소했으며 별다른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작은 변화는 그가 일을 대하는 태도를 완전히 바꿔놨다.
일에서 어떻게든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은 스스로를 현재에 가둬두는 게 아닐까?
사람마다 환경에 따라 다르다. 일을 사명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기어코 의미를 찾아내려 한다.
반면 일을 그저 수입원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삶의 다른 영역에서 의미를 찾고자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의미를 억지로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청구서 처리처럼 기계적인 일에서도 의미를 발견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설득해서는 안 된다.
언젠가 의미 있는 일을 발견할 것이라는 희망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하는가?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잡 크래프팅을 작게 시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을 설계하는 입장에서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관찰해 업무와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더 많은 의미를 창조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는 완벽한 직장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자리를 옮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노력은 일에서 의미를 찾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
의미 없는 일에 갇히는 것도 끔찍하지만, 시간을 충분히 들여 자신에게 그 일이 의미가 있는지 확인하기도 전에 그만두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운 좋게도 의미 있는 일을 빨리 발견했다면 축하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이 무엇인지 찾으려 노력하는 동시에 실제 하는 일과 이상 사이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짧은 기간 안에 의미를 발견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말은 때로 작은 의미에 만족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는 언제나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고 글을 잘 썼다.
글을 쓰고, 그것으로 돈을 벌 수 있으니 대단히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동안 정말로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서만 글을 쓴 것은 아니다.
경력 초반에는 좋아하지 않는 일도 해야 한다.
언젠가 도움이 되리라는 희망으로 견뎌야 한다.
일과 사랑에 빠지기까지는 몇 년의 세월이 필요하다.
업무에 점점 능숙해지면서 그 일을 좋아하게 될 수 있다.
그리고 당신만이 자신의 일을 좋아하는 일로 만들 수 있다.
*인용책:솔로워커, 미치지 않고 홀로 일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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