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은 2022년 2월 잠실 롯데타워 37, 38층에 신사옥 '더큰집'을 마련했다. 총 1000평의 공간을 워킹·코워킹·서포팅 목적으로 나눠 '어디서든 일할 수 있고,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공간을 완성했다. 우아한형제들 김철영 공간디자인실 이사는 더큰집을 "구성원들의 협업(Co-working)을 강화하는 동시에 재택근무도 잘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신사옥 ‘더큰집’이 지난달 문을 열었다. 우아한형제들은 브랜드에 그들만의 문화와 감성을 잘 담아내기로 유명하다. 신사옥도 마찬가지다. 서울 잠실 롯데타워 37·38층 총 1000평의 공간을 워킹·코워킹·서포팅 목적으로 나눠, ‘어디서든 일할 수 있고,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곳’으로 꾸몄다.
"직원들을 사무실로 다시 데려오려면?"
김철영 공간디자인실 이사는 ‘더큰집’을 “구성원 간의 협업(Co-working)을 강화하는 동시에, 재택근무도 잘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항상 컨택트(Contact)가 중요해요.
'어떻게 구성원들이 잘 컨택트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인가?'라는 물음이 항상 머릿속을 떠다니죠.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혁신이 중요하고, 혁신을 위해서는 융합과 소통이 필수니까요.
그래서 오피스 공간도 구성원들이 잘 섞일 수 있는 방향으로 만들어 왔어요. 방이동 사옥(일명 '큰집')의 밍글링 스페이스 컨셉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저희가 좋아하고 추구하는 '소통'이라는 가치는 졸지에 가장 위험한 요소가 되어버렸습니다. 지금까지와는 정반대의 상황에 놓이게 된 거죠.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팬데믹 이후 화면을 통해 서로를 만나는 행위가 이제는 일하는 경험으로서 중요해졌으니까요. 회사는 안전을 위해 구성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일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재택지원비도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재택근무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의견이 계속 있었어요. 일하는 공간으로서 집이 갖는 한계가 있는 거죠. 집이 집으로서도, 일터로서도 불완전한 공간이 돼서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거예요. 하루의 대부분을 밖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집에서 지낸다는 것 자체가 이미 너무 힘든 일이기도 하고요. 특히 아이를 돌보는 학부모 구성원들이 가장 힘들어했습니다.
그래서 이곳 롯데타워 사옥 더큰집은 '구성원을 어떻게, 다시 우리의 공간으로 데려올 것인가'를 주제로 삼고 총체적 커뮤니티의 장(holistic community space)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더큰집·북라인드·배려의 비트 '배민다운' 오피스
'구성원들이 오지 않고는 못 배길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가 저희의 결론이었습니다.
오피스라기보다는 일하는 공간이라는 포괄적인 관점에서 접근했어요.
저희가 기존에 잘했던 코워킹(Co-Working)을 강화하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재택근무 또한 잘할 수 있게 돕는 환경적인 요소를 많이 반영했습니다. 스마트 워킹을 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완성한 거죠. 더큰집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고,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먼저 워킹 공간부터 하나씩 설명해 드릴게요.
① 협업 사무 공간
이곳은 모션데스크와 120도 데스크 구역으로 나뉜다. 업무 성격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적당한 높이의 스크린을 설치하되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를 적용해 시야가 답답하지 않도록 구성했다. 노멀 오피스에는 새소리, 자연의 소리, 음악 등 6~8가지 사운드를 믹스한 '배려의 비트'가 흘러나온다. 적당한 소음이 집중력을 높여주기도 하고, 동료와의 대화를 시도하기에 너무 적막하지 않도록 배려한 장치이기도 하다.
② 개인 몰입형 사무공간
모든 좌석이 1인석인 집중 업무공간이다. 항상 풀 부킹이라 정말 인기가 많다. 배민 오피스에서 가장 인기가 좋아서 '무리해서라도 이 공간을 더 많이 만들었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화상회의까지 바로 소화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약간은 개방감이 있게 디자인된 구역도 있다.
③ 라이브러리
구성원들의 인생 책을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200~300권의 책을 전시했다. 호기심을 갖고 책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표지가 보이는 방식으로 진열했다. 롯데타워는 아시다시피 아름다운 뷰를 가지고 있는데 맑은 날엔 오히려 눈이 부셔 블라인드를 내리게 되더라.
'구성원들이 맑은 날에도 외부를 보게 할 수 없을까'라는 고민의 결과로 블라인드 역할을 하는 책장을 배치해, 눈부심은 덜하면서 외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완성했다. 그래서 북라인드라고 이름 지었다.
여기서부터는 코워킹(Co-Woriking) 공간이다. 많은 구성원이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교환하거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곳이다.
④ 트랙룸
대규모 인원이 모여 회의나 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큰집에도 존재했던 공간인데 더 넓게 그리고 더 좋은 위치에 만들었다. 트랙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면 한강 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창가 바로 앞엔 '수영장' 공간이 있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해 마치 바캉스를 온 것처럼 시원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⑤ 청평 같은 방
배민 오피스는 공간에 항상 워크숍 룸을 만든다. 일부러 가평이나 양평 등 서울에서 벗어난 곳으로 워크숍을 가서 리프레시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피스와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만드는 공간이다. '부잣집 거실'처럼 만드는 걸 목표로 더큰집의 워크숍 룸 이름은 '청평 같은 방'이다. 정확히는 스페인에 있을 법한 청평 같은 공간이다.(웃음)
⑥ 우물가
구성원들이 비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다. 이렇게 우리가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얼굴을 마주하는 부분이 사실 회의의 많은 부분을 줄여준다. 원래는 테이블에서 바로 물을 쓸 수 있도록 계획했었는데 지금 코로나 감염이나 위생에 대한 부분을 더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싱크대 부분은 벽 쪽에 별도로 설치하고, 여기서는 가볍게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공간이 문화를 만든다
김철영 공간디자인실 이사는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우아한형제들 구성원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어떻게 일하는지, 일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공간을 만드는 지 계속 잘 알고 싶어요. 공간은 다시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의 변화를 불러와요. 제가 주간회의 때마다 반복하는 멘트가 있어요. 바로 '공간이 문화를 만든다'인데요. 김봉진 의장님도 동의하고 강조하시는 철학이기도 하죠.
공간에 담은 의도와 가치는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기 마련입니다. 매일이 아니더라도 조직의 컬처 코드를 잘 녹여낸 공간을 반복해 경험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우리 회사의 문화는 이런 것이구나' 이해하고 유대감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어쩌면 지금처럼 서로 떨어져 일하는 시기에 더욱 절실해진 부분이죠.
저희가 공간에 끊임없이 투자하는 이유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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