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출산율은 낮아지고, 인구가 줄어드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이제는 세계가 함께 고민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세금 감면, 교육 지원, 주택 정책 등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 전체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인구 감소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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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 예고된 축소 사회
1950년 세계 출산율이 4.84명이었던 반면, 2100년에는 1.59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3,674만 명이었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72년에는 1,658만 명으로 줄어들 전망입니다. 도시계획 전문가 앨런 말라흐는 이러한 인구 감소 추세가 인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세계 각국은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일본은 1994년부터 저출산 대책을 추진해 왔으며, 엔젤 플랜, 차세대 육성 지원 대책 추진법, 소비세 증세 등의 정책을 시행해왔습니다. 2023년에는 3명 이상의 다자녀 가정의 자녀 수업료를 2025년부터 면제하고, 저소득 세대를 대상으로 아동수당을 증액하는 등 강력한 인구 대책을 추진 중입니다.
독일은 이민, 교육, 취업 등을 연계한 복합적 인구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1970년대부터 현금급여를 확대해 왔지만, 초저출산 현상이 지속되면서 2000년 가족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했습니다. 부모 역할에 기반한 일과 가족의 균형 정책으로 변화했으며, 부모 시간 부모 수당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보편적 육아 정책과 일과 육아의 양립을 가능하게 하는 기업과 민간 영역의 노력 덕분에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여성 취업 지원 노인 연령 기준 변경
인구 대책을 논의할 때는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사회 변화에 관심을 두고 시야를 넓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산율 반등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인구 구조 변화도 함께 살피고 대응해야 합니다.
현재 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는 노동력 부족 현상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현재 100명의 생산가능인구가 유소년과 노인 등 피부양 인구 40명을 부양하고 있지만, 향후 100명이 100명을 부양하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습니다. 생산가능인구와 경제활동인구는 다른 개념입니다. 생산가능인구 중 학생, 장애인, 군 복무자, 전업주부 등을 제외하면 경제활동인구가 됩니다.
여성 경제활동 실태를 보여주는 여성 고용률은 60%에 미치지 못합니다. 여성의 취업률이 높아지면 노동력 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일과 가정 양립의 환경이 개선되고 경력 단절 현상이 점차 사라져 30~40대 초반까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20대 후반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수준에 이른다면 여성 경제활동인구 규모도 증가하게 됩니다.
또한, 노인 연령 기준의 재설정도 논의할 만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영유아, 아동, 청소년, 청년 등의 개념은 법적 근거에 따라 명확하게 정의되고 있지만, 노인의 개념은 애매합니다. 노인 연령을 상향 조정하면서 노인의 개념을 다시 설정할 수 있습니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따른 고령화사회, 고령사회, 초고령사회 기준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인구·도시계획 전문가 앨런 말라흐는 저서 <축소되는 세계>에서 "다가올 지구의 미래에서 인류는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사고방식으로 삶을 지탱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2027년까지 노인 연령을 현재 65세에서 75세로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해 전체 인구 중 노인 비율을 14% 수준에 맞춰 고령사회를 유지하고, 2028년부터 2034년까지 노인 연령을 75세에서 80세로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노인 비율을 계속 14% 수준에 맞출 수 있게 됩니다.
노인 연령 기준이 변하게 되면 기존의 청소년기, 청년기, 중장년기, 노년기의 구분에도 변화가 있어야 하고, 취업 활동을 시작하는 연령뿐만 아니라 종료하는 연령도 기대수명과 건강여명의 연장, 높아지는 취업 활동 및 사회 참여에 대한 의지에 따라 유연하게 결정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합니다.
다양한 아이디어로 극복하는 인구절벽
인구 감소 추세 속에서 지방 도시의 인구 문제 해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정주 인구 개념이 아닌 생활 인구 개념 활용과 리퀴드폴리탄(Liquid-politan) 등이 최근 많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지역 활성화의 새로운 접근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소규모 학교를 활성화하고 원격 근무를 전제로 한 이주 정책, 공공 예술 프로젝트를 통한 지역 살리기 등은 국토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지역과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위한 아이디어입니다.
프랑스 남부의 항구도시 마르세유는 관광객 유입을 늘리기 위해 유럽 지중해 문명 박물관 중심의 문화 융성을 마련하는 등 자구 노력을 펼쳤습니다. 2013년 알베르 카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유럽 문화 수도로 선정된 마르세유는 지역 정책성에 관한 키워드로 지중해 문명을 내걸었습니다. 파리 다음으로 오래된 도시이자 제1의 항구도시인 마르세유는 지방정부, 지방의회, 지역공동체가 도시재생을 함께 추진하면서 1920년대부터 형성된 도시의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지중해 문명의 정체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유럽 지중해 문명 박물관(MUCEM)의 역할을 강화했고, 마르세유다움을 되찾아갔습니다.
단기간에 출산율이 늘거나 어느 순간 인구가 갑자기 증가하지 않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축소되는 사회에서 분야별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논의가 필요합니다. 체류 인구의 유입과 관계 인구 및 생활 인구의 확대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인구·도시계획 전문가 앨런 말라흐는 “지금까지 우리가 익숙하게 여기던 것과는 다른 사고방식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합니다. 또한, “인구와 GDP를 비롯한 모든 것이 성장하는 추세가 21세기 인류의 정상 상태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점점 작아지는 국가나 도시가 성장 실패의 상징이 아닌, 합리적 미래 경로라는 생각부터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조언합니다. 인구 변화로 인한 영향은 해결해야 할 과제일 뿐 결과는 아닙니다. 이런 변화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결국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인구·도시계획 전문가 앨런 말라흐는 “21세기 인류는 인구와 GDP를 비롯한 모든 것이 성장하는 추세를 정상 상태로 여겨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점점 작아지는 국가나 도시가 성장 실패의 상징이 아니라, 합리적인 미래 경로라는 생각을 받아들여야 합니다”라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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