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MBC미디어스쿨에서 꿈을 이룬 고등학생

1인 미디어시대에 미디어 소비자들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생산, 유통하는 주체로도 나서고 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정부도 1인 미디어 교육을 강화하고 있지만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시청자미디어센터가 없는 강원 영동 남부지역은 미디어 교육의 불모지였다.

미디어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해 지역방송이 청소년 진로 성장에 어떤 역할로 도움을 줄 수 있을 지 삼척MBC미디어스쿨을 통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영화 <라디오 스타>의 모티브가 됐던 (구)삼척MBC는 지역소멸의 위기를 비껴가지 못하고 2013년 (구)강릉MBC와 통폐합 이후 현재는 최소한의 방송인력만 남겨둔 채 송출 기능만 겨우 유지하고 있다.

지역 방송사들의 경영 악화로 MBC강원영동 삼척 사옥이 매각될 위기도 있었지만, 전 국민에게 고통을 줬던 코로나19가 의외의 기회로 작용했다. ‘코로나로 못 간 수학여행~ 삼척MBC 미디어스쿨로 미디어 체험 여행을 떠나 보세요~’ 라는 슬로건으로 기존의 방송시설을 미디어 체험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개방했는데, 결과적으로 삼척 사옥이 복합미디어 교육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됐다.

우선 코로나로 취소된 체험 학습과 수학여행 자투리 예산을 각 학교별로 십시일반으로 모아 체험 학습비를 마련했다. 이후 교육전문 컨설팅 기업 인리치 인재교육원과 협업해 미디어 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하고 커리큘럼을 개설, 청소년 미디어 체험 교육을 시작했다.
삼척MBC 미디어스쿨에서 미디어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직접 만든 영상 콘텐츠는 시청자 제작 프로그램 MBC강원영동 <열린채널>까지 소개됐다.

이승원 군은 2021년 태백 폐광지역에 있는 황지고에 산골피디 미디어 특강을 하러갔다가 만난 학생이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이승원 군은 '유튜브 등 1인 미디어에 대한 관심은 많은데 학교 성적이 신통치 않아 진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된다'며 나에게 페이스북 메신저로 연락을 해왔다.

찾아가는 MBC 미디어스쿨로 인연을 맺은 폐광지 태백 황지고 이승원 학생의 미디어 도전기부터 전국 청소년 영상공모전 장관상 수상까지….

삼척MBC미디어스쿨을 만나 어떻게 미디어 진로의 꿈을 키우고 도전해서 성장했는지 태백 황지고 이승원 학생이 직접 쓴 글을 소개 한다. 현직 피디를 부끄럽게 만드는 기발한 수상작 3분 숏폼 콘텐츠 링크도 있으니 감상해보시길…

나의 PD 도전 스토리

MBC강원영동 열린채널부터 시작된 저의 영상 콘텐츠제작 과정 스토리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중학교 2학년, 우연히 컴퓨터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유튜버의 편집자를 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영상제작’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친구들과 영화 패러디 영상을 만든다거나 모 화장품 회사의 공식 유튜브에서 돈을 받고 영상을 편집하였고, 제가 만든 영상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생이 되면서 학과를 선택하기 위한 ‘진로’라는 것을 생각해야 했습니다. 단순히 영상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었던 저는 ‘영상 편집자’라는 진로를 가지기에는 제가 꿈꾸던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하였고 이러한 생각은 ‘진로’의 고민으로 이어졌습니다.

고민 속에서 나날을 보내던 중 MBC하현제 PD님께서 저희 학교로 진로특강을 오신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PD’라는 진로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던 저는 “특강 한번 들어봐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진로특강을 듣게 되었습니다. 진로특강을 수강하며 “NO.1보다 ONLY 1 콘텐츠”라는 말씀과 산골피디 하현제 피디님께서 만드신 ‘산골 음악회’ 프로그램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나의 생각을 프로그램(콘텐츠)으로 마음껏 표현하고,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PD가 되어야겠다” 라고 다짐하며 그때 처음 PD라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이후 방송부 활동과 직접 영상 콘텐츠 제작 자율 동아리를 조직하기도 하면서 PD와 관련된 활동을 펼쳐나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을 하면서 방송국을 한 번도 못 가보고 PD와 관련된 실무경험을 폐광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쌓지 못한다는 것에 갈증을 느꼈습니다.

이때 진로특강 당시 하현제 PD님께서 “혹시 황지고에 PD나 방송 분야를 꿈꾸는 친구들이 있나요? 혹시나 나중에라도 꿈이 생기게 된다면 연락주세요.”라고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고 저는 무작정 하현제 PD님의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하현제 PD님께서 연락을 받아주셨고 PD님의 멘토링과 도움으로 제가 PD를 꿈꾸면서 처음으로 만들었던 ‘PD 특집 학생안전 TV’ 콘텐츠를 강원 영동 MBC – 열린 채널 콘텐츠 세상이라는 프로그램에 송출하는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팀원들과 콘텐츠 회의를 하면서 “이거 만들면 뭐하지?”가 아닌 “MBC에 나올 수도 있으니까 열심히 만들자!”라는 목표의식이 생기면서 더욱더 노력하기 시작하였고, 이후 ‘태백산 VLOG 문과 VS 이과’ , ‘더울 때 듣는 시원한 태백 ASMR’ , ‘태백시 핫플 탐방 – 몽토랑편’ 등 NO.1보다 ONLY 1 콘텐츠를 만들며 PD라는 꿈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어느 날 하현제 PD님께서 저에게 RAPA에서 진행하는 창의 콘텐츠 발굴 대회에 나가보는 것을 제안하셨고, 경험 삼아 지원서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쓴 기획안이 TOP 10에 선발되어 본선에 올라가게 되었고, 매주 토요일마다 아침 5시 50분에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에 올라가 조호형 PD님의 멘토링을 통해 PD의 기획법, PD로서 지녀야할 자세 등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겪었던 학업 스트레스를 바탕으로 나와 같은 슬럼프를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문장을 잠시 쉬게 하고 다시 시작하게 하는 쉼표처럼 “괜찮아, 힘들면 잠깐 쉬어”라는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쉼표’(바로보기)라는 작품을 제작하게 되었고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던 PD 부문 고등부 대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을 받게 되어 ‘생방송 강원 365’라는 지역 프로그램에 ‘미디어 꿈나무’라는 주제의 주인공으로 출연하기도 하고, 학교 내 모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축하를 받고, 대상을 계기로 “할 수 있다” 라는 자신감이 공부를 더욱 더 치열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엄청난 성적향상을 이루며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자신할 수 있는, 잊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도 불타오르는 열정을 이어갔습니다.

삼척 MBC에 견학을 가서 MBC 미디어스쿨을 체험해보기도 하고 MBC 라디오 ‘오후의 발견 성스리입니다’ 특집 라디오 방송을 방청해보며 방송 현장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방송국 견학으로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수십 명의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며 저는 반대로 “한번 혼자서 모든 것을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PD로 성장하기 위해 관심을 갖고 있었던 단편영화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태백으로 내려가는 길, 헤드폰을 쓰고 영화를 보던 중 “정말 영화 속으로 빠져들어갈 거 같다” 라는 느낌을 받게 되었고 바로 스마트폰의 메모장을 열어 ‘헤드폰을 통해 영상 속으로 들어간다’ 라는 내용의 ‘Head Phone’(바로보기) 이라는 판타지 단편영화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이 기획안을 또 창의 콘텐츠 발굴대회에 출품하게 되었고 예선, 본선, 결선을 통해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PD님께 먼저 연락 드리고, 다양한 공모전에 나가는 등의 무모하지만, 도전적인 행동이 저의 인생을 크게 바꾼 것 같습니다. 저는 무엇이든 도전해야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ONLY 1 콘텐츠를 향한 저의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MBC강원영동 열린채널부터 시작된 콘텐츠제작 과정 스토리_태백 황지고 3학년 이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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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미디어직업체험전 심사를 끝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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