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렌드 리더

미래 EV 시장 속 중국 vs 한국, 과연 승자는?

by 산골 피디 2022. 8. 8.

중국 EV 시장의 위상과 한국 기업의 딜레마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 어디일까요?

친환경 정책이 앞선 유럽이나 테슬라의 본고장 미국을 떠올릴 수 있는데요.

정답은 다름 아닌 중국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작년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판매된 국가는 316만 대(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 집계 기준)를 기록한 중국입니다. 2위는 유럽으로 238만 대가 팔렸습니다. 최근 전기차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는 미국은 66만 대의 판매 기록을 세웠는데요. 아직은 중국, 유럽 등과의 격차가 큰 상황입니다. 올해도 중국과 유럽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예상 판매량은 중국 570만대, 유럽 317만 대, 미국 123만 대 수준입니다.

미국과 중국,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 격차가 더 벌어질 전망입니다.

국가별 판매 점유율로 환산하면, 중국은 올해 전 세계 판매량의 약 5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럽과 미국은 각각 29%, 11%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인데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90%가 넘습니다.

유럽(61%)과 미국(48%)과 비교해 압도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입니다.

 

 

 

세계 자동차 시장 이끄는 중국 

 작년 2021년 기준 세계 자동차 판매 비율 1위는 약 32%를 차지는 중국입니다.

버스, 트럭 등 상용차를 제외하고 승용차로만 한정한다면, 중국의 점유율은 38% 수준으로 더 높아집니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이 독보적이라 할 수 있죠. 전체 자동차 신규 판매량 중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 즉 전기차 침투율 역시 중국이 25%로 가장 높고, 유럽은 23%(2022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미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전기차 침투율이 유럽, 미국보다 높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계산해봐도 당분간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의 지위를 유지할 전망입니다.

 

사실상 시장 장악한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집니다.

기본적으로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국 기업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어 외국 완성차 업체(OEM)의 영향력이 매우 약합니다. 배터리 용량 기준 중국 전기차 시장 1위 기업은 중국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입니다. 올해 4월까지 누적 15GW(22%)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 2위 테슬라는 약 8 GWh(12%)에 그쳤습니다.

 

중국 BYD가 전기차 39만대를 팔아 3위인 테슬라(11만 대)를 압도했습니다. BYD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기차와 배터리를 동시 생산하는 기업으로 시가총액이 테슬라·도요타에 이어 셋째로 높습니다. 2위인 상하이 GM우링은 합작사인 GM 브랜드 차가 아니라, 우리 돈으로 500만 원 정도인 경차 ‘훙광미니EV’를 자체 개발해 중국 젊은층에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내연기관차로 중국 내수에서 꾸준히 인지도를 높여온 현지 업체들도 단숨에 상위권에 진입했습니다. 4위 체리자동차, 5위 광저우자동차 산하 브랜드 광치아이안, 6위 지리자동차가 전기차 전환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따돌린 것이죠.

최근 강력한 코로나 봉쇄 조치가 취해진 중국은 올해 자동차 판매(1~4월)가 전년 동기 대비 12% 급감했습니다. 하지만 신에너지차(전기차·수소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판매는 전년 동기의 2배인 149만대로 급성장했습니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5%에 달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2035년 신에너지차 비율을 50%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향후 중국 현지 업체들의 부상은 더 두드러질 전망입니다.

 

 

 

맥 못 추는 한국 기업 

중국 로컬 OEM들이 중국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역시 중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BYD는 배터리 소요량의 100%를 자급자족하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경우 84%는 CATL, 15%는 LG에너지솔루션(엔솔) 제품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CATL(50%)과 BYD(22%) 양사가 독과점한 상태로, LG엔솔의 시장점유율은 2%가 채 안 됩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통계에 기업명이 표시되지 않는 수준이더군요.

한국 이차전지 소재 기업들은 대부분 LG엔솔 등 국내 배터리 3사 의존도가 높습니다. 때문에 중국 전기차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동반 약세인 상황이지요. 한 마디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한국 기업의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분야 점유율은 매우 미미한 실정입니다. 

 

 

 

한국 기업의 딜레마, 출구는 없나?

국내 배터리 및 소재 기업들의 선택지는 두 가지 정도로 보입니다.

 

1.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포기한다.

하지만 중국이 현재와 미래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중국 시장을 포기하는 것은 반쪽짜리 전략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2.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이 중국 기업과 가격 경쟁력 면에서 승산이 있을까요?

녹록지 않은 현실에 이래저래 국내 기업들의 고민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잘 만든 제품이 반드시 인기 있는 제품인 것도 아닙니다. 중국 제품의 최대 강점이 가성비, 싼 맛 아닌가요?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빅마켓이 아닌 어떤 지역에서의 수요는 중국 전기차에 잘 어울릴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향후 동남아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 중국, 일본 자동차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데요. 원래 동남아 시장은 오랜 기간 일본 자동차의 독무대였습니다. 그런데 일본 업계는 상대적으로 전기차에 취약하고, 동남아 각국 정부는 자신들이 탈 전기차를 자국에서 생산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 모두 일본의 약한 고리를 공략하면서 동남아 시장을 차지할 기회를 엿보려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잘 만든 전기차 모델 몇 개만으로 동남아에서 중국을 상대할 수 있을까요?

중국은 동남아 시장에 수백만 원대의 저가 전기차부터 테슬라 수준의 고가격 차량까지 다양한 제품으로 물량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등 다양한 중국 스마트폰이 동남아에서 한국 제품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중국이 잘 활용하는 카드가 마오쩌둥의 ‘농촌을 통한 도시 포위전략’입니다. 자신이 유리한 지역에서 교두보를 마련한 후 점차 경쟁자의 핵심지역을 차지하겠다는 의도입니다. 한국 자동차가 중국 시장에서는 중국 로컬 브랜드에 밀리고 있지만, 동남아에서는 그럴 수 없다. 아직은 우리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