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OTT 서비스 시즌, 티빙으로 흡수 통합
CJ ENM과 KT가 각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티빙과 시즌을 합병한다.
두 서비스가 합쳐지면 단순 합산 이용자가 560만 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OTT 서비스가 탄생한다.
CJ ENM의 티빙(TVING)과 KT의 시즌이 7월14일 통합을 결정했다.
KT의 OTT 서비스 시즌은 티빙으로 흡수 통합된다.
KT 시즌의 모회사인 KT 스튜디오 지니는 티빙의 3대 주주가 된다.
참고로 티빙의 주요 주주는 CJ ENM ,스튜디오 룰루랄라 , 네이버, 이렇게 3자다.
물론 이번 통합은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은 아니다.
두 회사의 모기업인 CJ ENM과 KT는 2022년 3월 콘텐츠 사업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그리고 CJ ENM은 KT 스튜디오 지니에 당시 1,0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CJ ENM과 KT는 모두 방송 채널과 OTT 서비스 등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KT의 경우 휴대전화 단말기와 IPTV 등 네트워크와 단말이라는 CJ ENM이 갖지 못한 버티컬 채널을 보유 중이다.
이번 통합으로 KT가 기존에 보유한 채널 등 올레 TV, KT의 단말에 티빙 앱이 선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역으로 KT가 보유한 콘텐츠나 오리지널 콘텐츠가 tvN이나 티빙 등에 송출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통합으로 당장 변화가 예상되는 영역은 월 간 활성 이용자(MAU) 숫자에 따른 업계 순위다.
티빙은 단순 합산 56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함으로써 토종 OTT 사업자 웨이브의 424만 명을 뛰어넘었다.
아울러 넷플릭스를 비롯해 디즈니 플러스, 애플TV, 쿠팡 플레이, 왓챠 등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티빙(TVING)-시즌 통합에 따른 OTT 제작 환경 변화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다.
한국 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2022년 4월 발간한 “2021 한류 백서”에 따르면,
2020년 약 9,935억 원 규모였던 국내 OTT 시장은 2025년 1조 9,104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 14%다.
다만 코로나19 유행이 안정화되면서, 2020년과 2021년 기록한 높은 수준의 성장률은 둔화하는 추세다.
따라서 성장률 자체가 둔화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참고로 닐슨코리아클릭이 지난 2020년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가구당 OTT 구독 개수는 1.3개. 당시 조사에서는 2023년 그 숫자가 2.3개로 늘어나리라 예측했다.
결국 국내 시장에서 경쟁하는 OTT 사업자로서는 남은 한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형국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본방 사수를 위해 그동안 인지도가 낮았던 ENA 채널의 시청률이 급등했다.
오징어 게임을 보기 위해 넷플릭스에 가입하거나, 파친코를 보기 위해 애플TV+에 가입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경향은 기존에 보유한 콘텐츠가 강한 OTT 사업자에도 같게 적용된다.
일명 콘텐츠 왕국인 디즈니 플러스도 새로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지상파 3사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웨이브도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를 별도 메뉴로 만들어 강하게 프로모션 하는 중이다. 이미 시청했던 콘텐츠를 다시 소비하는 것보다 새로운 그리고 매력적인 콘텐츠를 배포할 때 콘텐츠 시청 실적에 도움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2021년 10월 “티빙 커넥트 2021” 언론 간담회 당시 티빙은 신규 유료 가입자 가운데 오리지널 콘텐츠가 이바지한 비율이 2022년 1분기 17%에서 3분기엔 절반에 육박하는 44%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도 2021년 3분기에 440만 가입자 증가 효과를 거두었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오징어 게임을 시청하기 위한 증가로 확인됐다.
협상력이 높아진 티빙은 어떤 영향력을 가질까?
OTT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통합이 미칠 영향력으로 티빙(TVING)의 콘텐츠 협상력을 꼽는다.
글로벌 콘텐츠 제작사 또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와 협상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은 바로 가입자 수 및 월간 활성 이용자 수이기 때문이다. 이미 파라마운트와 협력 관계에 있는 티빙 입장에서는 이전보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해외 및 국내 콘텐츠를 조달할 가능성이 있다.
티빙이 해외 콘텐츠를 저렴하게 소싱 할 경우 다른 국내 OTT 사업자들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는 별도로 해외 콘텐츠 소싱을 또 하나의 주요 이니셔티브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에서 직접 사업을 하는 사업자는 넷플릭스 및 디즈니 플러스, 애플TV+(애플TV플러스)이다.
당초 해 말 국내 진출이 예상되었던 HBO는 한국 지사 설립 및 서비스 론칭을 미룬 상황이다.
오히려 웨이브나 왓챠를 통해 HBO 콘텐츠를 공급하고 해당 플랫폼에서 경쟁하는, “대리전” 전략을 활용 중이다.
국내 OTT 사업자들의 콘텐츠 소싱 규모가 증가할 경우 아마존 프라임 등의 토종 OTT를 통한 대리 진출도 예상된다.
하지만 쿠팡 플레이처럼 해당 OTT 서비스가 돈을 벌어주는 사업의 마중물 역할을 하지 않는 이상 OTT 사업자들은 유료 구독료 외에 매출원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OTT가 유일한 사업 모델인 넷플릭스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구독료를 낮춘 광고 사업 도입 가능성을 내비친 것 또한 매출원을 다각화하고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다.
OTT 사업자는 제작 역량이 경쟁력과 직결된다.
좋은 오리지널 콘텐츠는 가입자를 모을 수도 있고, 또한 콘텐츠를 재판매함으로써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일등 공신이 될 수 있다. CJ ENM 입장에서는 티빙의 통합을 통해 KT 스튜디오 지니의 IP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참고로 2020년 네이버와의 지분 교환 이후 CJ ENM은 네이버가 보유한 다양한 웹툰과 웹 소설 기반의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제작을 추진 중이었다.
티빙은 OTT 전용 오리지널 콘텐츠에 2023년까지 2,3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KT도 올해 4월 3년간 5,000억 원 이상 콘텐츠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웨이브도 2025년까지 1조 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한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물론 국내 OTT 시장 1위인 넷플릭스도 2021년에만 5,000억 원을 제작비로 투자했고, 2022년에는 최소 8,000억 원에서 1조 원가량을 제작비로 집행할 계획이다. 물론 넷플릭스의 경우 글로벌 시장으로 배포되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과는 그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투자하면서 제작비를 선지급하고, 제작비가 추가로 필요할 경우 지급하되, 남은 제작비는 모두 회수하는 것을 하나의 그라운드룰로 삼으면서 제작 환경도 개선되었다. 100% 사전 제작으로 진행되다 보니, 이야기 내용이나 영상 품질도 더 개선됐다. 다른 OTT 사업자들도 우수 제작사나 우수 제작 인력 확보를 위해서는 이런 넷플릭스가 만들어놓은 규정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넷플릭스와 딜로이트가 2021년 발표한 “넷플릭스 협업 방송 제작사 5개의 연평균 매출액 추이”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협업하기 전인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은 14%에 불과했습니다. 매출액도 들쑥날쑥했습니다. 반면 넷플릭스와 협업을 시작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26%로 매출액 또한 지속해서 성장했습니다.
이번 합병을 통해 우수한 제작사와 제작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드라마와 같은 예술 작품은 어떠한 제작사나 제작자, 크리에이터가 참여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퀄리티가 달리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퀄리티는 OTT 사업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명 배우들이 드라마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어떤 OTT를 통해 작품이 배포되는가”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넷플릭스나 OTT로 좋은 대본이 제일 먼저 가며, 거기서 선택받지 못한 대본이 지상파 방송사로 간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티빙과 시즌의 통합이 어떠한 파급효과를 가지고 올지 주목됩니다.
Comment : 단순히 OTT 시장 사업자 순위가 바뀌었다고 보기에는 콘텐츠 제작 및 소싱, 오리지널 콘텐츠 수급 측면에서 많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탄탄한 스토리를 가지고 얼마나 매력적인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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