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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솔루션

관종이 행복해지기 힘든 이유 (관심을 쏟는 것 vs 관심을 받는 것)

by 산골 피디 2021. 3. 20.



관심에 대한 갈망이 당신을 어떻게 덜 창의적으로 만들게 될까요?

우선 관심을 갖고 집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강연장을 가득 채운 분들이 모두 저에게 주목해주시는 일은 흔치 않죠.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강렬한 느낌을 줍니다.

전 배우라서, 그 부분에는 전문가라 할 수 있겠네요, 아닐 수도 있고요.


하지만 주목받을 때의 느낌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운 좋게도 저는 살아오면서 제게 허용된 것 이상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감사한 일이죠. 왜냐면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그건 강렬한 느낌이거든요.

그런데 또 다른 강렬한 느낌이 있습니다. 운 좋게도 배우로서 그런 느낌을 여러 번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재밌는 것은 이게 일종의 정반대의 느낌이란 거예요.

 

관심을 받는 게 아니라 집중해서 관심을 쏟을 때의 느낌입니다.


저는 연기할 때 굉장히 몰입해서 하나만 집중합니다.

현장에서 준비를 마치고 촬영을 막 시작할 때면 촬영을 알리는 조감독의 "롤링!"을 시작으로 '스피드', '마커', '레디'같은 촬영 준비 신호들이 이어지면 마지막으로 감독이 "액션!" 이라고 외치죠.

전 그 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서 제게는 조건반사를 일으키는 파블로프의 마법 주문 같이 들려요.


'레디' 그리고 '액션'이면 제가 어쩔 수 없는 뭔가가 일어나버리죠.

저의 주의집중이 좁아집니다. 그리고 세상의 다른 모든 것들, 저를 괴롭게 하거나 시선을 끄는 다른 것들은 모두 사라지고 그저 그 자리에 있습니다. 이 느낌이 바로 제가 사랑하는 그 느낌이에요.

제겐 창조 그 자체인 거죠. 제가 배우가 되고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Joseph Gordon-Levitt·@TED2019
@TED


이렇게 두 가지의 강렬한 느낌이 있습니다.

관심받는 것과 내 모든 관심을 쏟는 것이죠.

지난 약 10년간 새로운 기술의 발달은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받는 강렬한 느낌을 경험할 수 있게 했습니다.

연기를 비롯한 창의력을 발휘하는 일들인 글, 사진, 그림 또는 음악 그 어떤 것이라도요.

작품을 배포하는 채널은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좋은 일이죠.


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결과도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창조적이기를 추구하는 이 땅의 모든 사람에게는요. 저 또한 그렇습니다.

이런 것에 익숙지 못하거든요. 우리의 창조적인 힘이 점점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 말을 꼭 해야 할 것 같네요.

 

제 경험상, 무언가에 관심을 쏟는 방식으로 강렬한 느낌을 쫓을수록 더 행복해집니다. 반대로, 관심을 받는 데서 강렬한 느낌을 얻는 것을 추구하면 더 불행해지더라고요.

저는 이것을 오래전에 깨달았어요. 제 기억에 제가 처음 연기로 관심을 받았던 것은 여덟 살 여름 캠프에서였습니다.

오디션을 보러 다닌 지 약 1년 정도 되었을 무렵이었고 운 좋게도 작은 역할들을 맡을 수 있었습니다.

TV 드라마나 광고에서요. 그래서 그해 여름 캠프에서 엄청나게 자랑했었죠.

처음엔 그게 먹혔습니다. 아이들은 저에게 엄청난 관심을 보였습니다.

제가 '패밀리 타이즈'라는 시트콤에 출연했었거든요. 그 시트콤에 출연했던 제 모습입니다.



얼마 후,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제가 너무 과도하게 자랑을 했던 것 같아요.

아이들이 저를 놀리기 시작하더군요. 그곳에는 제가 좋아했던 로키라는 여자아이가 있었어요.

원래 이름은 레이철이었는데 다들 로키라고 불렀죠. 예쁘고, 노래도 잘해서 제가 홀딱 반해버렸죠,

그래서 잘난 척을 한 거죠. 로키는 저를 자랑쟁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럴만했어요.

하지만 제게는 상처가 되었습니다. 그 여름 이후에 저는 제 연기로 관심받는 것을 꺼리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가끔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합니다.

"아니, 관심을 받기 싫으면, 왜 배우가 됐나요?" 제가 "연기는 그게 전부가 아니에요, 예술이지요."라고 하면,

사람들은 "알았어요, 알았다고."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트위터가 등장했습니다. 저

또한 다른 사람들처럼 트위터에 푹 빠져버렸고 철저한 위선자가 되어 갔죠.

왜냐하면 그때부터, 저는 제 연기를 이용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거든요.

제가 이 많은 팔로워가 그저 제 멋진 트윗 때문에 저를 팔로우하는 것으로 생각했을까요?

전 실제로 그렇게 생각했어요.

 


"단순히 내가 배트맨에 출연했다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니야.

내가 하는 말을 좋아하는 거라고. 내 언변이 좀 좋지." 라고 했죠.

 


그리고 금세 트위터는 제가 미치게 애정하는 창조 과정에 영향을 미치게 되죠. 지금까지도요.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요.

하지만 앉아서 대본을 읽을 때 "이 캐릭터를 어떻게 소화할까?" 라든가 "어떻게 하면 관객을 공감하게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는 대신에

"트위터에서 사람들이 이 영화에 대해 뭐라고 할까?" 라든가

"그럼 뭐라고 답하지? 리트윗이 여러 번 될 정도로만 친절하지만 약간은 짜증스럽게 그렇지만 너무 심하지는 않게 사람들이 일침을 좋아하긴 하지만 팔로워 수가 줄면 안 되지."
같은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대본을 읽으면서 예술가가 되려 노력해야 하는 순간에요.


@TED


기술 발전이 창의적 활동의 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게 아닙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기술은 그저 수단에 불과합니다. 기술은 인간의 창의적 활동을 유례없이 꽃 피울 수 있습니다.

제가 '히트 레코드'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든 것처럼요.

그곳에선 전 세계의 사람들이 여러 다양한 창조적 프로젝트를 두고 협업합니다.

그래서 저는 소셜 미디어나 스마트폰 혹은 기술이 그 자체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창조적인 활동이 그저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이 되면서 발생하는 위기에 관해 이야기한다면 우리는 관심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모델을 가진 오늘날의 거대 소셜 미디어 기업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해야만 합니다.

 


여러분 중 일부에겐 다소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꼭 다루어야 할 질문입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은 어떻게 돈을 벌죠?

사진 공유 서비스를 팔아 돈을 버는 것이 아닙니다. 그건 무료죠.

그렇다면 무엇을 팔죠? 관심을 파는 겁니다. 이용자들의 관심을 광고주에게 파는 거죠.

이에 대해서는 여러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쏟는지에 관해서요.

하지만 제가 궁금한 것은 어떻게 인스타그램이 그렇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을까입니다.
바로 우리 덕분이죠. 누군가 무언가 올리면 팔로워들로부터 일정한 관심을 받습니다.

팔로워가 많건 적건 간에요.

 

 

 

 

 

더 많은 관심을 받을수록 인스타그램은 더 많은 관심을 팔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관심을 최대한 많이 받는 것은 결국 인스타그램의 이익이 됩니다.

인스타그램은 여러분이 더 많은 관심을 원하고 갈망하게 하고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게 합니다.

인스타그램은 이용자들을 중독시킵니다.

주목받는 강렬한 느낌에요. 우리는 농담처럼 이런 말을 합니다.

"이런, 핸드폰에 너무 중독됐어." 이것은 진짜 중독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관심에 대한 중독은 다른 중독과 똑같다는 것입니다. 항상 부족하죠.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팔로워가 천 명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다음에는, "팔로워가 만 명이면..."

 "십만 명이라면..."

"백만 명이 되면 기분이 끝내줄 꺼야."라고 생각합니다.


제 트위터엔 4백 2십만 명의 팔로워가 있지만 저는 그런 행복한 기분을 느낀 적이 없습니다.

제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말씀드리지 않을게요.

정말 많지 않아서 부끄럽거든요. 왜냐하면 배트맨을 찍고 나서 인스타그램을 시작했어요.

 


다른 배우를 찾아봤더니 팔로워 수가 저보다 더 많았고 저 스스로 한심하게 느껴졌어요.

팔로워 수를 비교하면 모두 자신을 못나게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채워지지 않는 그 느낌 때문에 여러분은 게시물을 올리게 되고 그렇게 더 많은 관심을 얻습니다.

그리고 회사는 여러분이 얻은 관심을 팔아 돈을 버는 것이죠.

결국 만족할 수 있는 관심을 끄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당신이 이 정도면 되었다고 느낄 정도로요. 즉, "이 정도면 괜찮지."라고요.

 


세상엔 저보다 훨씬 유명한 배우들이 많습니다. 저보다 팔로워도 많고요.

하지만 그들도 저와 똑같이 말할 거라 확신합니다.

만약 창의성을 발휘하는 이유가 관심을 받는 데 있다면

여러분은 여러분의 창의적 활동에 만족감을 느낄 수 없을 겁니다.

@TED



하지만 좋은 소식도 있습니다. 또 다른 강렬한 느낌에 대한 것입니다.

여러분이 관심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거대 기술 회사가 그 관심을 통제하고 판매하게 두는 것 대신에요. 바로 제가 말씀드렸던 감정입니다.

제가 그토록 연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여기에도 과학이 숨어 있습니다. 심리학자들과 신경과학자들은 흐름이라고 부르는 현상을 연구합니다.

이것은 인간의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창의적인 활동은 한 가지 일에 집중하고 다른 어떤 것에도 산만해지지 않을 때 일어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정기적으로 할수록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도 합니다.

전 심리학자나 신경과학자가 아닙니다. 하지만 제게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항상 쉽지만은 않습니다. 힘들 때도 있어요. 이렇게 집중하는 데는 연습이 필요하고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하죠.

제가 집중하고 관심을 쏟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있습니다.

 

 


저는 다른 창의적인 사람들을 경쟁자로 보지 않고 협력자로 보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한 장면을 연기하는 동안 다른 배우들을 경쟁자로 보게 된다면 "이런, 저 사람이 나보다 주목을 더 받겠어. 다들 저 사람 연기만 얘기하겠지." 라고 생각한다면, 저는 집중하지 못하고 아마 그 장면에 집착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제가 다른 배우들을 협력자로 본다면 집중하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왜냐면 오로지 제 연기에만 집중해 관심을 둘 테니까요.

제가 하는 것에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 연기에 제가 반응하고 제 연기에 그들이 반응합니다.

우리는 함께 연기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무대 위 배우들만 이런 협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여러 형태의 창조성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 있을 수 있습니다.

전문적인 일일 수도 있지만 그저 재미로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지도 않은 사람들과 협력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제가 창조적 활동 중 가장 좋아하는 것들은 실제로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TED




저는 이것이 인터넷의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심을 받기 위한 경쟁을 그만둔다면, 인터넷은 함께 일할 사람을 찾는 데 좋은 장소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게 되면, 무대, 온라인, 어디건 간에 훨씬 더 수월하게 그 '흐름'을 찾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함께 만들고 있는 한 가지에만 관심을 쏟을 테니까요.

 

저는 저보다 훨씬 더 커다란 무언가의 일부 같았고 우리는 서로 보호했습니다.

우리의 관심을 돌리게 하는 것들로부터 말이죠.

그리고 우리는 모두 그 순간에 충실할 수 있었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그런 효과가 있었습니다.

가끔은요. 항상 잘 되는 건 아닙니다. 때로는 그 중독의 고리에 푹 빠져서 여전히 관심을 받고 싶어 합니다.

심지어 지금도 솔직히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싶네요.

"여러분, 저 좀 보세요, 저 TED 강연하고 있어요." (웃음)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원고를 쓰고 강연을 하는 이 모든 창조적인 과정이 제게는 큰 기회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고 관심을 쏟을 수 있으니까요.

얼마나 주목을 받았는지는 상관없습니다.

온전히 집중한다는 데에 행복합니다.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둬 주세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원문출처: 배우 조셉 고든 TED 특강(2019)
(How craving attention makes you less cre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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