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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콘텐츠

쿠팡 로켓배송 고객유인행위처벌로 중단되나?

by 산골 피디 2024. 6. 17.

쿠팡이 위계에 의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고객유인행위처벌 대상이 됨에 따라 쿠팡 로켓배송도 중단위기에 처했다. 공정위는 쿠팡의 검색순위 조작, 임직원 구매후기 작성 행위를 불공정거래 행위 중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행위를 금지한 공정거래법 제45조 제1항 제4호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쿠팡의 고객 유인행위 내용 도표

 

쿠팡 검색 순위조작? or 정당한 큐레이션?

쟁점은 '검색순위 조작'에 대한 부분이다.

공정위는 검색순위가 높으면 해당 상품이 판매량, 구매후기 등이 우수한 것으로 인식하는데 쿠팡이 알고리즘 조작을 통해 21만 개 입점업체의 4억 개 이상 중개상품보다 최소 6만 4250개의 자기 상품(PB상품)을 검색순위 상단에 노출했다고 보고 있다.

 

쿠팡의 고객 유인행위 내용 도표
쿠팡의 고객 유인행위 내용 도표

공정위 입장

우선 공정위의 입장은 이렇다.

쿠팡이 검색순위 조작, 임직원의 구매후기 작성과 높은 별점 부여를 통해 자기(로켓배송) 상품이 실제보다 과장되거나 다른 사업자의 것보다 현저히 우수한 상품이라고 고객을 오인하게 함으로써 경쟁사업자의 고객을 쿠팡과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했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실제 쿠팡 검색결과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공정위가 공개한 쿠팡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 내 검색순위 10위 내에서 많은 구매가 발생하고 있고 검색순위 20위 내에서 대부분의 구매가 발생하고 있다. 검색순위가 높은 상품일수록 판매될 기회가 높다는 것이다.

 

쿠팡 입장

반면 쿠팡의 항변은 공정위가 '검색순위 조작'이라고 판단한 부분을 유통업체의 고유 권한인 상품 추천행위로 해석한다.

쿠팡은 수억 개 이상의 넘쳐나는 상품들 속에서 고객의 요구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고 보여주는 것이 곧 '큐레이션'(우수한 상품을 뽑아 전시하는 행위)이고 쿠팡의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

 

쿠팡이 그 일례로 든 사례다.
기저귀나 분유를 새벽배송으로 신속하게 주문하려는 소비자에게 배송이 느린 4~5년간 누적 판매량이 높은 오픈마켓 상품이 먼저 추천될 수 있다. 이 경우 쿠팡의 무료반품, 무료배송 혜택이 담긴 '로켓배송' 상품을 구매하러 온 소비자들은 원하는 상품을 찾는데 괜한 시간과 노력을 뺏긴다는 주장이다.
이렇듯 쿠팡 고유의 상품 추천 기능을 뺏는 것은 쿠팡을 단순히 가격비교 사이트로 만들어버려 쿠팡 고유의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쿠팡과 공정위의 공방 일정

공정위에 따르면 2019년 2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쿠팡이 프로모션을 통해 상위에 고정 노출한 상품의 총매출액 76.1% 증가했고 고객당 노출 수는 43.3% 늘었다. 쿠팡 보고서는 "소비자들은 동일한 검색순위에 있더라도 '광고 상품'보다 '알고리즘에 의해 검색순위가 결정된 상품'을 더 많이 구매한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똑같이 상단에 노출되더라도 광고라고 표시된 상품보다는 알고리즘에 의한 검색순위를 더 신뢰하고 구매에 참고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쿠팡은 막대한 재고 부담을 감수하고 제품을 직매입하고 일부는 막대한 손실이 나는 PB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직매입으로 판매 마진을 높이고 일정 수준 이상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후에는 안정적인 중개수수료 확보도 가능해 미국 아마존 등이 이러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현재 쿠팡으로서는 억울하겠지만 로켓배송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에는 투자를 재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공정위 제재 발표 직후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지만 법원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으로선 그 사이 로켓배송 사업을 접든지 아니면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400억 원의 과징금과 검찰고발 조치를 당한 쿠팡이 일단은 로켓배송과 신규 추가 투자 중단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리고 곧바로 6/20일로 예정됐던 부산 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고 이후 예정된 투자 일정을 잠정 중단시켰다.


쿠팡, 미국에 한국 공정위가 국제 관행 제재 호소

국내에서 사업중단 위기를 맞은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세계 모든 온라인쇼핑몰이 따르는 관행(practice)을 법 위반으로 결론 내렸다고 공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6월 16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누리집을 보면, 쿠팡은 지난 6월 14일 공정위가 쿠팡의 검색 순위(search ordering)가 기만적이고 (이런 행위가) 한국법을 위반했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공시했다. 그러면서 검색 순위에 대해서 한국과 전 세계 모든 온라인쇼핑몰(all e-retailers)이 따르는 관행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한국 공정위가 모든 쇼핑몰이 하고 있는 행위에 대해 위법 딱지를 붙였다는 취지다.



쿠팡은 공정위가 검색 순위(search ordering)를 위법하다고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검색 순위에 대해 한국과 전 세계 모든 온라인쇼핑몰이 따르는 관행(a practice in line with all e-retailers in Korea and globally)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공정위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공정위 핵심 관계자는 한겨레에 쿠팡이 제재 받은 객관적 사실을 서술하기 보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는 표현을 (공시에) 덧붙인 것 같다며 공정위가 글로벌 스탠다드를 문제 삼았다는 식으로 (쿠팡이) 공시한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 중 쿠팡처럼 중개자이면서 동시에 판매자인 이중적 지위를 갖는 곳은 거의 없다. 쿠팡은 이런 점은 쏙 뺀 채 본인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쿠팡의 이번 공시를 미국에서 현재 진행 중인 주주대표소송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는다. 이 소송은 지난 2022년 첫 제기된 이후 지난해 3월부터 미 뉴욕남부연방법원이 유사한 건을 묶어 진행 중이다. 대표 원고는 쿠팡 주주인 뉴욕시 공무원연금이다. 원고 쪽은 소송 제기 이유 중 하나로 쿠팡의 알고리즘 조작 혐의에 대한 공정위 조사를 언급한 바 있다.

 

 

쿠팡 로켓배송 중단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정위가 내놓을 시정조치 내용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쿠팡은 "로켓배송 상품을 자유롭게 추천하고 판매할 수 없다면 모든 재고를 부담하는 쿠팡으로서는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로켓배송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렵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공정위는 "검색순위는 입점업체에게 중개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경쟁수단이라는 점에서 쿠팡이 자기 상품을 상위에 고정 노출한 행위는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보고 있다.

결국 '검색순위 조작'에 대한 시정명령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쿠팡의 향후 행보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단순히 알고리즘 구조를 공지하고 검색 결과가 도출된 이유 등을 소비자에게 미리 알리는 수준의 시정명령이라면 쿠팡이 로켓배송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상품 추천행위를 전면 금지하는 시정명령이 나올 경우엔 로켓배송 사업이 어렵다는 게 쿠팡의 입장이다.
쿠팡이 "공정위가 쿠팡의 로켓배송 상품 추천을 금지한다면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로켓배송 서비스는 불가능하다. 전 국민 100% 무료 배송을 위한 3조 원 물류투자와 로켓배송 상품 구매를 위한 22조 원 투자 역시 중단될 수밖에 없다"라고 밝힌 이유다.

쿠팡은 상품 추천행위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시정명령이 나올 경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전망이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로켓배송 사업 중단을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

 

쿠팡 로켓 배송 제재에 대한 소비자 반응

이런 가운데 소비자단체 등 대중은 공정위의 쿠팡 제재와 소비자 피해를 직접적으로 연결 짓지는 않는 모습이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공정위 제재로 인해 가격이 올라가거나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상품후기 조작 행위 자체가 소비자 기만이라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누리꾼들은 "곰곰은 괜찮긴 한데 무조건 상단에 뜨긴 하더라 그래서 다른거 안보고 그냥 샀다. PB를 따로 카테고리를 만들어야지" 등 의견을 내놨다.

다른 직장인 커뮤니티 누리꾼들은 "본인들 제품을 추천해서 앞세우는 게 모든 유통산업의 기본인데 해석이 안되냐? 로켓배송 금지하면 쿠팡을 고객들이 왜 쓰냐" 등으로 의견이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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