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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신드롬,2022 에미상 수상 비결 3가지

by 산골 피디 2022.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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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비영어 드라마 최초로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지닌 에미상을 수상했다.

황동혁 감독은 2022 에미상 중계 시상식에서 오징어게임 1화 ‘무궁화 꽃이 피던 날’로 아시아 국적 감독 최초로 에미상 감독상을 받았다. 황동혁 감독은 이날 시상식에서 “에미상 14개 후보에 오른 뒤 사람들은 내가 역사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나 혼자 만든 역사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이 역사를 만든 것”이라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황 감독은 함께 후보에 오른 미국 HBO ‘석세션’의 마크 마일러드, 애플TV플러스 ‘세브란스: 단절’의 벤 스틸러 등 쟁쟁한 감독들을 모두 제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오징어게임이 다룬 문제는 국제적인 인플레이션과 겹쳐 세계에 메아리쳤다”라고 수상 이유를 분석했다. 미국에서 가난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대개 홈리스가 주인공인데 오징어게임은 친숙한 주제로 낯선 시공간에서 신선함과 재미를 더했다. 드라마에 담긴 메시지가 묵직했던 점 역시 에미상이 오징어게임을 선택한 요인으로 꼽힌다. 빈부격차가 심화되며 절망에 빠진 시대를 세련되면서도 과감한 방식으로 그려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은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국가지만 이에 대한 풍자가 기생충이나 오징어게임만큼 잘 드러난 작품은 정작 미국에 없었다. 에미상은 감독의 날카로운 현실 인식과 예술적 성취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2022 에미상 중계 시상식에서 황동혁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팬데믹을 겪고 있는 와중에 빈부격차, 자본주의 사회가 갖는 문제점 등을 지적한 주제의식에 (세계인이) 공감했던 것 같다. 오징어게임 시즌2로 다음에는 작품상을 노려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오징어게임은 어떻게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오징어게임”이 글로벌 시청자를 사로잡은 비결을 3가지로 추려봤다.

배우 이정재와 정호연이 에미상 시상식 ‘버라이어티 스케치 시리즈’ 부문 시상자로 나섰다. 드라마 속 게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술래 인형 영희의 모형이 설치돼 있다. (AP 뉴시스)



1. 가장 '황동혁 감독 다운' 이야기

사실 드라마 시리즈가 감독 한 사람의 작품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의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오징어게임”처럼 작가와 연출, 그리고 제작까지 한 사람이 했을 경우에는 온전히 그 한 사람의 작품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오징어게임은 가장 황동혁 감독 다운 작품이었다.
황동혁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그는 2007년 “마이파더”로 장편 상업영화 데뷔를 한다. 그다음 작품이 공지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도가니(2011)”였고, 2014년 “수상한 그녀”로 흥행 감독의 반열에 오른다. 그다음 영화가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남한산성 (2017)”이다. 2020년에는 자신의 조감독 출신인 박정배 감독의 데뷔작 “도굴”이라는 코미디 영화의 각본을 쓰고 제작까지 했다. 이 필모그래피만 보면 진지한 영화와 코미디 영화를 왔다 갔다 하고, 남의 이야기와 자기 이야기를 왔다 갔다 한 모습이다. 이러한 갈지자 행보는 감독이 수많은 이해관계자와 함께 만들 영화를 결정하는 영화판이라는 시스템 때문일 것이다. 수십억이 넘는 남의 돈을 투자받아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감독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만 고집할 수는 없다. 투자자와 제작자가 원하는 이야기, 그리고 90분에서 120분 이내에 담을 수 있는 이야기를 추리다 보니 이런 필모그래피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게임”을 2008년부터 기획했다고 한다. 2008년이면 “마이 파더”로 데뷔한 후 본격적으로 자기 얘기로 영화를 만들어보겠다고 덤빌 때였을 것이다. 그때 풀어놓고 싶었던 얘기를 지금껏 묵혀 오다가 넷플릭스를 만나 마음껏 펼쳐 놓은 것이 바로 “오징어게임”이다. 넷플릭스는 투자를 결정하면 제작자와 감독에게 믿고 맡겨 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동혁 감독은 넷플릭스를 만나 오랫동안 묵혀놓았던 자기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원 없이 펼쳐 놓았고 그것이 글로벌 시청자와 교감한 것이다.

 

2. 낯익은 것과 낯선 것을 교차시키기

“오징어게임”의 스토리라인은 새롭지 않다. 황동혁 감독이 한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일본 만화 <도박 묵시록, 카이지> 등에서 힌트를 얻었고, 이야기를 묵히는 동안 등장한 <배틀로얄>, <헝거게임> 등 데스게임 장르의 영화들에서도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대략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짐작할 수 있다. 또 극 중 인물들이 게임에 참여하게 되는 이유로 빈부격차, 각종 차별(인종, 탈북자) 등 지금 전 세계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가 제시되면서 캐릭터에 대한 공감이 확보된다. “오징어게임”은 이런 낯익은 스토리에 낯선 설정과 시각 요소들을 결합시켰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 의외로 화학적 결합을 일으키면서 새롭게 다가왔다.

외국 시청자들은 물론 한국의 젊은이들도 잘 모를 한국 놀이들(‘딱지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구슬 놀이’, ‘줄다리기’, ‘징검다리 건너기’, ‘오징어’)이 생사를 가르는 게임으로 등장했다. 목숨을 걸고 게임을 하는데 비주얼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게임 참가자들은 초록색 트레이닝 복을 입고, 게임 진행 스텝은 진홍색 유니폼과 펜싱 투구 같은 가면을 쓴다. 게임 공간으로 이동하는 계단은 분홍, 파랑, 초록 등 형광색 화려한 색으로 채색되어 있다. 경쾌한 K-POP 뮤직 비디오에서 많이 등장했던 알록달록한 공간들이다. 게임장은 한국 어느 동네를 가도 있는 낯익은 놀이터이고, <응답하라 1988> 세트장을 연상시키는 서울 변두리의 오래전 동네 모습이다. 이 평화로운 공간에서 인생 막장에 몰린 인간 군상들이 목숨을 건 게임을 한다. 아이러니의 극치다.

이처럼 “오징어게임”은 어디서 본 듯한 스토리라인, K-POP 비디오에서 많이 본 세트장, 하지만 외국 시청자에게는 이국적이지만, 많은 한국인에게는 너무도 한국적인, 이질적 요소들이 결합시킴으로써 편안함과 긴장을 오가면서 계속 몰입해 볼 수 있게 해 준다. 이처럼 낯익은 것과 낯선 것을 절묘하게 조합하고 교차시킨 점이 “오징어게임” 글로벌 신드롬의 두 번째 비결이다.


3. 시청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놀거리 만들어주기

“오징어게임” 신드롬의 세 번째 비결은 바로 극 안에 시청자들이 참여해서 놀거리를 풍부하게 제공해 주었다는 점이다. “오징어게임” 참가자들은 초록색 트레이닝 복을 입는다. 넷플릭스리드 헤이스팅스가 입었던 바로 그 옷이다. 이베이에서는 “오징어게임”에 등장했던 게임 중 하나인 달고나 뽑기를 만들 수 있는 키트가 성황리에 판매되고 있고, “오징어게임”에 등장했던 구슬, 딱지 같은 소품 판매도 잇따를 것이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데스매치 드라마에 시청자들이 가지고 놀 거리를 잔뜩 배치한 것이 “오징어게임” 신드롬의 비결이다.

이러한 시도가 정말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런 놀거리가 많은 영화가 바로 “스타워즈” 시리즈다. 사실 죽어 나가는 숫자로만 보면 “오징어게임”보다 “스타워즈”가 훨씬 많을 것이다.
“오징어게임”은 엄근진한 데스매치 드라마의 전형성을 벗어날 수 있었기에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터질 수 있었다. 오징어게임은 그렇게 진지하지 않게 시청자들이 ‘놀이’처럼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상징과 소품이 담아냈다. 이 상징과 소품이 글로벌 SNS를 타고 순식간에 “오징어게임”을 꼭 봐야만 할 것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오징어게임”이 엔터테인먼트 현장에서 일하는, 혹은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나의 이야기, 지금 없다면 천천히 그것을 찾고 발전시켜야 한다. 엔터테인먼트 현장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는 사람에게 기회는 발견될 것이다. “오징어게임” 덕분에 기회의 문이 좀 더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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