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혁신 디지털 퍼스트 전략

4차 산업혁명의 기술혁신으로 산업이 급변함에 따라 뜨는 산업과 지는 산업이 뚜렷해지고 있다. 사양길에 접어든 신문사가 혁신으로 무장해 더욱 강해진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가 주목할만하다.

워싱턴포스트는 1877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창간되어 144년 역사를 가진 가장 오래된 신문사 중 하나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경영은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1974년부터 워싱턴포스트에 투자하기 시작한 워런 버핏은 21%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버크셔 해서웨이)이면서도 2011년 이사회 임기가 만료되어 물러날 때 신문산업은 곧 무너질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어려웠다.

워싱턴포스트는 인터넷 전환에 한계를 느끼고 신문사를 매각하기 위해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를 찾았다. 베조스는 20년 안에 신문이 인쇄되지 않을 것이며, 신문은 호텔의 사치스러운 서비스로 존재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신문산업의 미래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이었다.

베조스가 신문사 인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신문에 대한 이해도가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테크 노하우라는 지적 때문이었다. 결국 2013년 2억 5,000만 달러(약 2,800억 원)에 거래가 성사되고 워싱턴포스트의 주인이 바뀌었다. 베조스 인수 후 3년 만에 방문자 수가 70% 이상 증가하고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워싱턴포스트는 신문업계 혁신의 아이콘이 되었다. 여러 가지 성공요인이 회자되고 있지만 혁신의 관점에서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디지털 전환 Digital Transformation

첫째, 인쇄 디지털 브랜드로 바꾸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부터 착수했다. 베조스는 대량의 IT 개발자, 웹디자이너, 데이터 분석가 등 기술 인재를 대거 등용해 뉴스 기획부터 생산, 유통, 분석까지 전 과정에 투입시켰다. 기자와 함께 하나의 팀을 구성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혁신했다. 기자 중심의 기존 신문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되었다. 틱톡(TikTok), 레딧(Reddit) 등 핫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워싱턴포스트의 존재감이 드러나도록 했다.

로컬의 한계를 넘는 콘텐츠 확장 전략

지역 신문에서 전국적, 국제적 뉴스 매체로의 전환을 꾀했다. 워싱터포스트는 로컬 뉴스 성격이 강했지만, 베조스는 워싱턴 DC 즉 미국의 수도에 위치하기 때문에 전국적, 글로벌 매체로 나아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신문은 사라져도 민주주의를 위한 저널리즘의 역할과 가치는 존재한다고 믿었다. 워싱턴포스트 인수 후 250명 이상의 직원을 채용하여 심도 있는 기사, 다양한 내용의 콘텐츠를 생성하는데 집중했다. 소비자 행동에 대한 정교한 IT 기술력과 IT기반의 글로벌화 추진으로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구독자 증가에서 고객 확보

사업 목표를 구독자 증가에서 고객 확보로 전환했다. 구독자는 곧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신문사들은 구독자 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베조스는 워싱턴포스트 인수 때 ‘독자를 영원히 붙잡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비슷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베조스는 고객이 확보되면 구독자는 따라온다고 믿었습니다.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여 디지털 트래픽을 증가시키는 게 우선과제라고 봤다. 아마존을 운영하면서 터득한 결과일 텐데 고객 확보를 위해 아마존 킨들 사용자에게 6개월 무료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소비자 소비습관을 분석해 상품을 추천하는 아마존의 기술을 맞춤형 뉴스 추천 방식에 적용하는 등 아마존의 노하우를 접목시켰다.

정리하며

제프 베조스는 2021년 7월 아마존 CEO에서 물러났지만, 은퇴하더라도 워싱턴포스트를 포함한 다른 열정적인 프로젝트에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24년 만에 1조 달러 회사 아마존을 만들고, 민간 우주여행 시대를 개척하는 블루 오리진을 진두지휘하는 베조스가 향후 워싱턴포스트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