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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저커버그가 ‘페북’을 '메타'로 바꾼 7가지 이유

by 산골 피디 2022. 4. 9.

메타버스가 모바일 인터넷의 후계자가 될 것이다.

저커버그는 2004년 창업한 지 17년 만에 처음으로 사명까지 메타버스를 의미하는 메타로 바꿨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온라인으로 열린 연례행사 '커넥트 2021'에서 메타버스에 대해 '새로운 미래'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메타가 최근 청소년 보호를 외면하고 폭력·혐오를 조장했다는 등의 비판을 받으며 최대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국면 전환에 나선 셈인데요. 그만큼 메타 청사진에 공을 들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커버그는 실제 메타버스가 어떻게 구현될 것인지를 공개했는데, 이를 본 전문가들은 그간 VR(가상현실)과 확연히 구분된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최근 국내 기업들도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가장 핫한 메타의 메타버스를 이해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메타의 '메타버스'를 분석해봤습니다.

메타의 메타버스 기술로 우주 천체를 학습하는 모습 -사진
메타의 메타버스 기술로 우주 천체를 학습하는 모습 [사진 = 페이스북 연례행사 커넥트 캡처]



페북 메타가 미래를 찾는 곳은?

1. 오피스 2. 교육 3. 커머스

1. 오피스

메타가 메타버스로 바꾸려는 것 중 하나가 오피스입니다. 현실세계와 메타버스가 동시에 맞물려 돌아가는, 완전히 새로운 오피스 환경을 만들겠다는 게 메타의 비전인데요.

 

예컨대 재택근무 중인 한 직원이 책상에 앉자 주위가 사무실 풍경으로 바뀝니다. 진짜 사무실로 출근한 동료를 홀로그램으로 집에 불러서 디지털 트윈(실제 사물이나 공간을 가상세계에 구현한 것)으로 만든 프로젝트를 보면서 완성도를 최종 점검합니다.

이번엔 가상 오피스로 이동해 아바타 동료들 앞에서 발표를 합니다. 현실(집)과 메타버스(오피스)가 맞물려 돌아가면서,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사무실에 출근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줌(Zoom)과 같은 화상회의가 늘었지만 제약이 많은 게 현실입니다. 상대방의 반응을 파악하기 어렵고 양방향 소통도 쉽지 않은 데다 채팅 등은 시계열 순서여서 화상회의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우는 드물죠. '지난 회의에서 무슨 얘기가 오고 갔는지'도 복기해야 합니다. 그러나 메타버스라면 프로젝트별로 가상 회의실을 만들어 놓고 아바타들이 각종 자료를 무제한 띄워놓고 시뮬레이션을 해보며 다양한 논의를 해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집에서 말이죠. 여기에 보너스. 쉬는 시간 동료들과 함께 메타버스 게임을 하며 머리도 식힐 수 있습니다.

메타의 메타버스 기술로 재택근무 하는 모습 -사진
메타의 메타버스 기술로 재택근무 하는 모습 [사진=페이스북 연례행사 커넥트 캡처]

 

2. 교육

교육도 격변이 예상됩니다.
늦은 밤, 할머니와 손녀가 베란다에서 증강현실(AR) 글라스를 쓰자 우주 천체들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둘이서 손가락으로 천체들을 돌려보다가 토성을 캡처해서 구성 물질을 검색해봅니다. 이 내용을 캡처해서 SNS에 올립니다.

지금처럼 교실에서 책을 읽고 들으며 수동적으로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오감 체험'을 통해 학습하게 됩니다. 예컨대 지구과학 수업이라면 학생들은 선생님과 함께 바닷속에 들어가 물고기 체험을 해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를 위해 메타는 1억 5000만 달러(약 1700억 원)를 메타버스 학습 콘텐츠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3. 커머스

메타는 소상공인과 창작자에게 완전히 새로운 메타버스 마켓플레이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패션 디자이너, 아티스트, 사진작가 등 전 세계 다양한 창작자들이 디지털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도구와 판매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겠다는 얘기입니다.

창작자가 메타버스 상점을 구축해 아바타 고객들을 불러 모아 이벤트도 열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대체 불가능 토큰(NFT)·블록체인 등과 결합해 경제적 소유권도 생길 것 같습니다.


메타의 잠재력은 메타버스계의 '올라운드 플레이어'

메타의 메타버스 기술로 구현한 디지털 상점.-사진
메타의 메타버스 기술로 구현한 디지털 상점. [사진 = 페이스북 연례행사 커넥트 캡처]

메타에 업계와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메타버스의 가장 이상적인 조건을 골고루 갖추면서 거의 모든 세대를 아우른다는 점입니다.

메타버스가 완성되려면 7가지 조건을 갖춰야 합다고 미국 유명 벤처 투자자 매튜 볼(Matthew Ball)은 강조합니다.

1) 지속성:
일시 정지나 재설정(리셋), 종료가 존재하지 않음

 

2) 동시성:
현실처럼 많은 일들이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펼쳐짐

3) 무제한:
누구나 동시에 참여할 수 있음

4) 경제권:
개인·기업이 판매·소유·투자 등 경제활동이 가능함

5) 초월성:
현실세계는 물론 다양한 온라인 공간을 넘나들 수 있음

6) 상호운용성:
메타버스 플랫폼 간 순간이동 등 교류 가능

7) 풍성한 콘텐츠:
개인과 기업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다양한 체험이 가능해야 함.

 


메타의 메타버스는 이 7가지 조건을 골고루 충족합니다.

반면 지금 가장 핫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꼽히는 미국 로블록스, 국내에선 네이버의 제페토는 이용자의 절대다수가 10대이면서 게임(로블록스)·커뮤니티(제페토) 등 특정 목적에 쏠려 있습니다.

SK텔레콤은 20대 이상을 타깃으로 한 '이프랜드'를 내놨는데, 커뮤니티 기능에 집중돼 있는 데다 제페토와 달리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커스트마이징을 하기 어려운 게 아쉽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반면 페북의 메타는 커뮤니티와 게임뿐 아니라 화상회의와 같은 업무 기능, 교육, 커머스 등 다양한 기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른 경쟁사가 없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까지 보유하고 있죠. 메타의 SNS와 메타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서비스 폭발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메타버스 5~10년 걸린다

하드웨어·보안·연결성 증이 과제이죠.
메타뿐 아니라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쟁쟁한 글로벌 공룡 IT(정보기술) 기업들이 메타버스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하려면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습니다. 메타버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려면 향후 5년~10년 걸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입니다. 실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오른팔'로 알려진 크리스 콕스 메타 최고제품책임자(CPO)도 최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짧게는 5년, 길게는 10~15년 걸릴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가장 큰 과제는 디바이스입니다.
메타가 야심 차게 내놓은 가상현실(VR) 헤드셋인 '오큘러스 퀘스트 2'는 현재까지 1000만 대가 팔렸지만 13억대 이상 팔린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IT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수익원 중 하나가 광고인데, VR조차도 광고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다"라고 말합니다. 네이버의 제페토, SK텔레콤의 이프랜드가 몰입감이 좋은 VR 기기 대신 사용이 편리한 스마트폰 기반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설계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개인정보 보호 등 각종 사회·경제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현재 SNS에서 '헤이트 스피치(차별을 조장하는 발언)' 등 사이버 폭력과 불법 자금 세탁, 정치인 광고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방지 대책이나 규제 마련은 더딘 상황이죠. 메타버스도 SNS와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모든 온라인 디바이스가 그렇듯이 해킹에도 노출돼 있지만, '메타버스 소프트웨어 전문 보안기업'은 현재 없습니다.

메타버스 플랫폼들 간 상호 운용성이 실현될지도 관건입니다. 아무리 '부캐'가 유행이라지만, 플랫폼별로 아바타를 두고 살기엔 번거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메타에서 만든 아바타로 SK텔레콤 이프랜드에서 옷을 구매해서 입고 로블록스의 게임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제페토에서 유행하는 액세서리가 메타에서 거래된다면 창작자 경제권이 크게 확장되고, 수익도 커지지 않을까요. 이런 세상은 지금의 SNS에서도 실현되지 않았지만, 메타버스에선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게 메타의 비전입니다.

사실 아바타가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을 자유롭게 이동하고, 디지털 아이템을 공유할 수 있는 모델은 메타버스 팬들이 꿈꾸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메타는 개인정보 보호를 비롯해 상호 운용성 등의 이슈에 대해 정부·학계과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메타의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은 유튜브 모델처럼 창작자와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결국 메타의 비전은 단순히 회사의 '이미지 세탁'만을 노린 것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앞으로 메타의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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