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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는 두려움을 먹고 사는 직업

by 산골 피디 2020. 8. 30.

버려진 세트를 급조해
숱한 우여곡절로 새단장한 개편 첫 방
<이슈토크> 뜨거운 감자!!
오늘 아침에 무사히 방송 나갔다~ 휴~우!!

MBC강원영동 <이슈토크 뜨거운 감자>


출연자 재구성.
MC역할 재배치.
세트 & 타이틀 로고 전면교체.
몽타주 미장센 화면 재구성

이 다양한 실험적 시도에 필요한
예산.인력.시간 부족한 자원은
오롯이
스탭들의 헌신적인 노동과 열정으로 채워졌다.

맨 땅에 헤딩은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나 같은 환경에선 최고의 선택이다.

점심. 저녁 가리지 않고 밥 한끼. 차 한잔으로
스탭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1달 동안 협의와 수정을 반복했다.

MBC강원영동 스튜디오


참여자들에게 오더만 내리기 보단
의사결정 과정에 최대한 동참할 수 있도록
개편 이유와 취지를 설명하고
참여 동기를 최대한 끌어 올리려 했다.

그 동안 사내에선 스튜디오 프로그램에선
해보지 않은 첫 시도라며 재밌겠다며
간만에 몸 좀 플겠다는 열의까지 보였다.

피디에겐 좋은 스탭은 하늘이 내려준 복이다 ㅎ.
피디는 여전히 축복받은 일이다.
상상한 걸 그저 커뮤니케이션 해서..
결과에 책임만 지면 되니까...

문제는 뭘 더 잘해보려고 하다가
실수가 났을 때 대응방식이다.

괜히 고생만하고 안하니만 못한 결과가
반복적으로 학습되는 조직 분위기에선
도전은 그림에 떡이다.ㅠ

그래서 두렵다.
피디 믿고 동참했다가 스탭들 까지
욕 먹는 일이 생길까봐..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
그거 해봤자 되겠냐?’는 비난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굳이 왜 하냐고 묻는다면....음....

회사 밖 시청자의 외면보다..
회사 안 조직에서 먹는 욕을 더 두려워하면..
피디는 그걸로 끝인 것 같은
더 큰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피디는 더 큰 두려움을 먹고 사는 직업이다.

그래서 다른 직종과는 달리 사장.국장도 책임 못지는 프로그램을 피디는 끝까지 안고 갈 수 밖에 없다.

MBC강원영동 <이슈토크 뜨거운 감자>


피디가 아무리 창의적으로 노력한다해도 지역방송 회생에는 더 이상 아무 도움 안되니 뭘 더 잘 할 필요도 없고 그냥 기계적인 근태 관리만 잘 하며 버티기만 해라는 조직 리더십은 공포에 가까울 만큼 두렵지만,,,,

그 두려움이 주는 폭발적인 에너지의 힘을 믿는다.

가망없는 해전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에게
아들이 물었다.

“아버님은 두렵지 않으셨습니까..?”

“두려웠다. 그 누구보다도 두려웠다...
왜구들이 두려웠고,
12척의 배가 두려웠고,
백성과 부하들의 죽음이 두려웠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백 배 천 배 더 큰 용기로 나타날 것이다.
더 이상 살 곳도 물러설 곳도 없다.
살고자 하면 필히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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