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미디어시대….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언론의 왜곡보도, 허위정보와 혐오표현 등 디지털 미디어의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2021년 4월 교육부가 2022 개정 교육과정 추진 계획을 발표했는데 ‘AI교육’ ‘디지털 소양 교육’ 등이 전면에 부각돼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미디어 내용의 편향 등 전반의 문제를 파악하고, 숨은 이해관계와 의도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교육을 말한다.
언론 왜곡 보도, 허위정보, 뒷광고(기만적 광고), 혐오표현 등 오늘날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미디어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이다. 디지털 소양, 디지털 기반 교육은 급격히 변화하는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접근, 이해, 창조, 참여라는 미디어 리터러시의 포괄적 역량 함양이 먼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디지털 기술 활용이나 윤리나 에티켓 등으로 좁게 해석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현재 교육과정에서 각 교과별로 미디어를 활용하거나 이용해 정보를 수집하는 등의 내용이 적지 않기 때문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기술과 산업의 관점과 영역에서만 머물러서는 곤란하다.
현재 학교에서는 상당 부분 미디어를 활용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정작 본질이 되는 미디어를 어떻게 이용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할 것인지 핵심적인 개념과 지식은 어디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필자(산골피디 하현제 피디)가 삼척MBC 미디어스쿨에서 찾아가는 미디어 직업 진로 강의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미디어를 이용해서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어보라고 했을 때,아이들 간의 격차가 크고 때론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가져와 얘기하는 경우도 있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학교 교육에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온라인 혐오표현과 진실되지 않은 정보에 학생들이 노출돼 있기도 하고 학교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가르치고 알려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여기에는 ‘기술 교육’ 중심 요구에 언론도 가세하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한 문제를 언급하면서
‘인공지능’ ‘코딩’이 강조된 디지털 교육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일례로 YTN은 2021년 7월18일 “디지털 정보가 사실인지 아니면 단순한 의견인지 식별하는 능력은
우리 청소년이 25.6%로 최하위권이었다”며 허위정보 판별 능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다뤘다.
그런데 YTN은 대안으로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의 “AI도 만들 수 있고 메타버스 세상도 만들 수 있는
그런 인재가 만들어져야 하는 거 아닌가” 발언을 전하며 산업적 교육에 초점을 맞추는 식이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전보다 활성화됐지만 공교육의 중심에는 서지 못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시청자미디어재단 등 미디어 기관 중심의 교육을 바탕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관심 있는 교사들이 국어 등 일부 연계 가능한 교과, 자유학기제,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변방'에서만 교육하는 정도가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의 현실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기관 중심 교육이 확대되고 현재까지 9개 지역 교육청이 미디어 교육 관련 조례 제정에 나서는 등 진전이 있지만 교육과정 총론에 반영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9년 교육부는 '학교 미디어 교육 내실화 지원계획'을 통해 미디어 교육 지원을 밝히고 정책연구를 통해 향후 개정될 교육과정 총론에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이 포함돼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2020년 관계부처 합동으로 디지털 미디어 교육 강화를 골자로 한 정책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총론에 포함돼도 '미디어' 독립 과목을 개설하긴 어렵지만 특화단원을 구성하는 등 기존 과목의 연계 단원을 강화하고 수업 시수를 확대해 초중고 학생에게 보편적으로 교육을 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교과 연계 예시 교재 갈무리. 해외 소식을 전한 언론보도를 통해 외신 원문과 한국 기사의 제목이 어떻게 달랐는지, 각 기사 제목은 어떤 대목에 집중했는지 등 여러 교과와 연계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할 수 있다.
전국미디어리터러시교사협회는 교육부에 3가지를 요구했다.
△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핵심 역량으로 미디어 리터러시를 명시하고 구체적 교육 방향과 내용을 제시할 것 △ 범교과 차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정 &수업 시수 확보해 학생들이 공식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를 받을 수 있게 할 것
△ 각 교과와 연계되도록 단원과 성취기준을 제시할 것
정현선 경인교대 미디어리터러시연구소장(국어교육과 교수)은 미디어 교육 공교육화의 국내외 현황과 과제를 담은 교육부 이슈리포트에서 아래와 같은 4가지 후속 정책을 요구했다.
'미래교육 비전에 미디어 교육 강화'
'핵심역량에 미디어 역량 추가'
‘지속적 정책 추진을 위한 기본계획 마련’
‘체계적인 교사&예비교사 교육 방안’
교육과정 총론은 교육 과정의 큰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어린이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를 제대로 공부할 기회를 주는 게 어른들의 역할이다. 언론학계 역시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김경희 한국언론학회장(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은
"AI교육이나 소프트웨어 교육은 대체로 새로운 매체를 활용하는 교육이다. 활용 교육이 물론 중요하지만 비판적 이해 없는 활용은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미디어 교육을 총론에 넣고, 모든 초중고 학생이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의무화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키우지 않은 채 온라인 교육을 개설하는 것은 일종의 범죄에 가깝다. 미디어에 대한 근본적 이해 없이 기술적으로만 사용하게 한다면 무서운 사회가 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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