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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제작

로컬크리에이터는 어떻게 콘텐츠 민감층을 확장 시킬까?

by 산골 피디 2021. 5. 30.

로컬 크리에이터는 미디어 산업의 지형을 바꿀 수 있을까?

빠른 추격자 전략(Fast Follower)이 먹히던 넘버원 시대에서 먼저 움직여야(First Mover) 살아남는 온리원 시대로 넘어오면서 콘텐츠 전략도 넘버원 시대에서 온리원 시대를 맞이했다.

"콘텐츠 민감층의 확장"에 주목한다.

이제껏 콘텐츠 산업의 타깃은 누구나 즐기는 보편적 편의성을 갖춘 콘텐츠에 집중됐었다.

그런데 유튜브와 넷플릭스 같은 고객 취향 저격 빅 테크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고객 경험 데이터 (UX)를 기반으로 모두의 니즈를 충족시켜주기보다는 개인의 취향에 뾰족하게 더 깊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큐레이션이 가능한 걸 알게 되고 학습하게 됐다.

이에 더해, 이노베이터(0.5%, 덕후)만 보던 콘텐츠가 종종 역주행하거나 이변을 일으키면서 우리 사회 전반의 트렌드를 새로 만들고 이끄는 역할을 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디지털 성숙도는 넓이가 아니라 깊이라는 말을 떠올려진다. 이런 흐름을 타고, 0.5%에 불과하던 덕후 시장이 5~10%까지 넓어지는 현상 즉, 각자의 소비자들이 취향에 따라 각 자 선호하는 분야의 덕후가 되어가는 콘텐츠 민감층의 확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일궈내는 시장도 비슷하다.
불과 2,3년전만 해도 0.5% 덕후, 사회활동가,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사람과 그들이 제 멋과 신념에 따라 지역에 헌신하는 (돈 벌기 쉽지 않은 귀한) 가게들 쯤으로 인식했고, 이 시장이 언제 확대될 것이냐 했을 때 최소 5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던 게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코로나 19 이후 비대면, 디지털의 성장과 전통 자영업의 퇴조를 틈타 변화의 속도가 무척 빨라졌다.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말하던 비즈니스 모델이 이제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가 됐다.

로컬 시장도 콘텐츠 민감층의 확대의 바람을 타고 점점 확대되고 있다. 2~3년 사이에 주변의 인식, 정부 정책, 지자체 사업에서 흘러가는 돈의 흐름 등을 감안해보면 그렇다.

하지만, 여전히 이 시장의 절대적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로컬에 반응하는 소비자는 여전히 소수다. 지금보다 나은 가시적 성과(스케일 업)를 내기 위해선 성공 사례들을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

예컨대, 미국에서 가장 많은 로컬 맥주 브루어리가 있는 포틀랜드에서도 그 지배력은 20% 남짓이고 나머지 80%는 버드와이저 등등을 마신다.

그 20%의 덕후, 얼리어덥터들을 붙잡기 위해 로컬 브루어리 대표들은 길드를 형성해 함께 기술을 공유하고,
로컬 내에서 맥주 산업의 모든 소비가 이뤄지도록 유도하며, 이를 통해 개성 있는 맥주를 만들고, 어디 내놓아도 떨어지지 않을 품질 향상을 꾀한다.

우리나라 로컬 영역에서도 서로 연결하고 협력해서 콘텐츠 민감층의 만족도를 높일 제품을 만들어내야 한다.
단단한 시장을 형성한다면 그 다음의 레벨업은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아주 작은 시장 '로컬'을 기반과 소재로 한 모든 산업군이 그런 것 같다. 밥그릇 빼앗기 식 경쟁과 헐뜯기는 결국 공멸로 이어지고 만다.
여수 - 광주- 목포, 또는 서해안, 또는 남해안 등 다양한 축을 형성해 서로 다르지만 결은 같은 것들의 결합까지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한마디로, 없던 취향을 만들어내고, 모르던 취향을 발견하는 일종의 콘텐츠 민감층 확대 전략이 필요하고 이것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0.5% 덕후들만 즐기던 로컬 콘텐츠 시장이 5, 10, 15, 20%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한가지 더 눈여겨볼 건, 5%를 지배하기도 벅찬 로컬 시장의 형편과 아직은 소수 얼리어답터들의 전유물인 로컬 콘텐츠의 지향점을 고려한다면 절대 다수인 80%를 타깃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실패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좁고 깊게 파는 게 결국엔 넓게 이를 수 있는 방법이다.

콘텐츠 민감층의 확대!
참으로 흥미롭고 중요한 열쇳말이다.
로컬 크리에이터가 왜 지역의 미래인가?
그 스케일이 구멍가게밖에 안 되는 거 아니냐는 반문에 그럭저럭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메모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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