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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어도어 논란의 핵심, 멀티레이블 왜 문제일까요?

산골 피디 2024. 5. 18. 15:47

하이브와 어도어의 갈등으로 세간이 떠들썩해요. 어도어는 인기 아이돌 뉴진스를 길러낸 하이브 산하의 레이블인데요, 거대 기획사와 산하 레이블 간의 분쟁이 이렇게까지 격화된 건 처음이어서 큰 화제가 됐죠.

하이브는 어도어 외에도 산하에 다양한 레이블을 두는 멀티 레이블' 시스템을 운영 중이에요. 레이블이 뭔지, 이전에는 어땠는지, 다른 나라는 어떤지, 새로운 산업역명이라고 불리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대해 얇고 넓게 알아볼게요.

 

 

방시혁 민희진 사진 캡처
방시혁 민희진 사진 캡처

 

레이블은 어디에서 시작된 걸까요?

과거에는 수도 바이닐(Vinyl), 즉 판으로 음악을 들었죠.

이 LP판의 가운데에는 음반 제작 라벨지가 붙어있었는데요,

시간이 지나며 아예 음반을 만들고 발매하는 회사를 일러 레이블(Label)이라고 부르게 됐어요.

초기에는 재즈나 힙합, 인디음악 등 마니아층이 짙은 분야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레이블들이 여럿 생겨났어요.

원래는 음악을 만들고 유통하는 회사를 가리켰지만, 여러 아티스트를 거느린 거대 레이블이 생기자 희비가 갈렸어요.

 

 

우리나라 엔터계의 레이블은 언제 시작됐나요?

하이브나 JYP, SM,YG 등 대형 연예 기획사의 산하 레이블도 넓은 의미의 레이블에 해당해요.

우리나라의 레이블은 아티스트 발굴부터 육성, 음반 발매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종합 기업이라고 볼 수 있죠.

우리나라의 멀티 레이블 시스템은 스타 프로듀서를 영입해 각각이 독립적인 레이블을 만들게 하거나, 인기 있는 레이블을 인수해 산하에 두는 시스템을 말해요.

몇 년 전까지는 SM, JYP, YG 3대 기획사 모두 자회사 레이블을 갖고, 대표 프로듀서를 중심으로 일관된 스타일의 아티스트들을 양성해 왔어요.

그러다 보니 그룹의 느낌이 비슷하고, 음악도 시대의 흐름에 뒤처진다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2018년 JYP는 자회사 방식의 한계를 인식하고,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미국의 멀티레이블 시스템을 도입해요. 아티스트별로 다른 레이블을 두고, 기획도 독립적으로 하게 하며 멀티 레이블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죠.

멀티 레이블은 독립적이고 체계적인 기획을 통해 다양한 스타일의 아티스트를 걸러내고, 단일 레이블 시스템에서 비롯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어요.

 

 

하이브의 성공 비결도 멀티 레이블?

하이브 또한 빅히트의 BTS로 큰 성공을 거두자 국내외 여러 레이블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멀티 레이블 시스템을 구축해요.  걸그룹 여자친구를 키운 쏘스뮤직을 인수해 레이블을 더했고, SM 출신의 유명 프로듀서 민희진을 필두로 어도어를 만들어 뉴진스를 키웠어요.

 

걸그룹 아이브, 보이그룹 엔하이픈(빌리프랩),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플레디스) 등도 모두 하이브 산하의 레이블 소속이에요.

 

기존 엔터 3사(SM, JYP, YG)를 제치고 하이브 등 시가총액 1위 기획사로 만든 게 멀티 레이블 체제라는 평가도 있어요.

다른 기획사들이 수년간 공들여 아이돌 그룹 한 팀을 데뷔시킬 때, 하이브는 동시에 여러 그룹을 선보여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었다는 거죠.

 

 

세계 각국의 스타 시스템 비교

우리나라는 대형 기획사를 중심으로 스타 발굴부터 음반 발매, 유통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소속사가 기획사와 음반사 역할을 겸하고 있는 것인데요. 미국과 일본은 우리나라와는 형태가 조금 다르다고 해요.

 

미국의 경우 소속사라는 개념이 없고, 아티스트가 에이전시를 통해 음반사와 계약하는 1:1 비즈니스 형태라고 해요. 따라서 일정 관리나 시기 선택 등은 본인이 직접 하거나, 매니저를 고용해서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일본은 기획사와 음반사가 분리돼 있어요. 기획사에서는 소속 연예인을 키우고, 스케줄 관리를 담당하지만, 음반 제작이나 유통은 모두 음반사가 담당해요. 이 때문에 같은 기획사에 소속된 가수더라도 다른 음반사에서 음반을 내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연예기획사와 산하 레이블 간 관계 관리의 중요성 부각

이번 하이브와 어도어의 갈등을 계기로 연예기획사와 산하 레이블 간 관계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요.

하이브는 지금까지 각 레이블을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켜 보유성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는데, 이러한 방식이 분쟁의 빌미가 됐다는 지적도 나와요.

개성 있는 여러 아티스트를 탄생시킨다는 장점도 있지만, 하나의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이해관계도 복잡해지고, 갈등이 생길 여지도 더 많아지기 때문이죠.

연예기획사와 레이블의 원만하지 못한 관계가 업계의 새로운 리스크로 부각되는 만큼, 이번 사태가 KPOP 산업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여요.

 

 

결론

BTS, 뉴진스를 길러낸 하이브의 멀티레이블 시스템은 다양한 아티스트와 음악 장르를 포괄하기 위해 도입되었지만, 이번 어도어 사태로 그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자회사 간 과도한 경쟁과 이해관계 대립으로 인한 갈등이 발생한 것입니다. 또한 팬덤의 과도한 소비를 유도하는 K팝 비즈니스 모델의 문제점도 공론화되었습니다. 하지만 멀티레이블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빠른 사업 확장 과정에서의 조율 미흡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향후 하이브는 자회사 간 역할과 성과 배분 등을 재정비해 멀티레이블 시스템을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이브-어도어 사태의 결말은 어떻게 필지, 눈여겨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