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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없고 인간은 있는 것 ‘메타인지’

산골 피디 2020. 6. 6. 08:28

AI는 없고 인간은 있는 것 ‘메타인지’


‘모르는다는 것을 아는 것’
가장 큰 지혜 ‘메타인지’이다


후배 피디가 영혼을 갈아 넣은 작품이 10년을 넘겨서야 영화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다큐영화 <녹턴> 상영일정 포스터

 



자폐성 발달장애 연주자 은성호씨 가족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녹턴(Nocturne)’이 제11회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 한국 경쟁작으로 선정돼
일산 메가박스 백석에서 상영됐다.

자폐 서번트 피아니스트 형 성호.동생 건기.엄마.
3명의 가족이야기이다.
울고 웃고 다투고 화해하며 성장하는 가족이야기를
2008년 첫 만남부터 11년 동안 기록한 영상에
쇼팽의 녹턴 클래식 선율로 담백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10년 넘는 세월을 2시간 안에 녹여 낸 감독의 내공은 과연 어디서 나온걸까?

영화 시사회 때 정관조 감독은 힘겹게
그 비결을 고백했다.

“음악적 천재성 자폐 서번트 증후군을 지닌 성호에 대해 알고 싶어 촬영을 시작했어요...
다큐를 찍다보면 서번트 자폐를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찍을 수록 더 모르겠는 거에요..
그래서 더 관찰하고 기록하다 보니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겨 여기까지 오게 됐는데...
그나마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은...

‘안다고 착각해선 안된다는 것.
그래서 아직도 잘 모르겠다’는 거예요.”

한 가족을 10년을 찍었는데
결국
‘잘 모르겠다...’

그런데
이 말이 참 매력적이란 생각이 든다.

 

 

 



감독이 작품속 인물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자만할 때 작품은 종종 본궤도를 잃고 방황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다.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몸 안의 온 감각을 곤두세워
이해하려고 몰입한다.


’자신이 모르는다는 것을 아는 것’
인간의 가장 큰 지혜, 메타인지력이다.

인간은 빅테이타가 없어도 자신이 아는 지 모르는지 금방 알아차리지만,
AI(인공지능)는 빅테이터를 다 스캔하고나서야
비로소 대답을 할 수 있다.


AI(인공지능)가 인간을 완벽히 지배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니 말이 뭔 말인지는 다 아는데..”


이 말로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며
상대의 말을 싹뚝 잘라먹고
대화의 맥을 뚝뚝 끊어놓던
밥송밥 30년 선배가 떠올랐다.

라떼는 말이야(Latte is horse)로 시작해서
어설픈 성공경험담을 주입하다
아랫사람이 다른 의견이라도 내비치면
바로 육두문자 날리며 자기방어로 움츠려드는
공감능력 제로형이었다.


’다 안다고 착각하는 것’

작품이나 일상에서나
인간이라면 반드시 경계해야할 태도라는 걸..
또 하나 배워간다....


“안다고 착각하지 않는 태도”가
결국 연출자.감독의 가장 큰 내공이었다는 걸..
새삼 확인하게 됐다..

 

 

 



​10년을 넘게해도 아직 잘 모르겠다는 후배
VS
1분도 채 듣지 않고 다 간파했다고 자신하는 선배


누구를 배워야할까..?


30년 방송밥 넘게 먹은 선배에게서도 못 배운 덕목을 후배 감독한테 배우게 됐다...
그래서 선배도 후배도 다 고맙다...

저래선 안될 것 같은 걸 이렇게 알게됐으니 말이다.


강릉으로 향하는 마지막 열차에 몸을 싣고 자정을 넘겨 집에 도착한 몸도 무척 가벼웠다.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세상이 성호네 가족에게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도 왜 소중한 지 알게 해 준
이 영화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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