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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리더

MZ세대가 말하는 욜로 vs 갓생 차이?

by 산골 피디 2023. 2. 26.

욜로는 ‘소소한 낭비’
갓생은 ‘소소한 성취감’


2017년 트렌드 키워드는 단연 ‘욜로(YOLO)’였다.
‘You Only Live Once(인생은 한 번뿐)’의 줄임말인 욜로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의료보험 혁신 플랜인 ‘오바마 케어’ 가입을 독려하기 위해 만든 영상에 등장하며 전 세계적인 유행어가 됐다.

2010년대 장기 불황기에 사회에 진출한 밀레니얼세대는 ‘한 번뿐인 인생을 후회 없이 즐기며 살자’는 욜로의 메시지를 삶의 태도로 받아들였다. 역사상 가장 높은 스펙을 갖췄음에도 취업조차 쉽지 않았던 이들은 열심히 일하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을 일찌감치 포기했다. 불확실한 미래에 현재를 희생하기보다는 여행과 취미 생활 등 지금 바로 누릴 수 있는 일상의 행복에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이런 현상은 2020년대 플렉스(Flex) 문화로 이어진다.
다이소나 편의점에서 이런저런 물건을 잔뜩 구입하고 ‘플렉스 했다’는 식이다.
꼭 명품 같은 고가의 소비가 아니더라도 소소한 낭비로 찰나의 만족감을 느끼는 소비다.
욜로와 플렉스는 일시적이고 자기만족적 소비라는 점에서 맥락을 같이한다.
타인이 보기엔 무의미하더라도 자기 스스로 만족하고 지금 당장 행복을 체감한다면 타인의 시선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런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일상이 위협받기 시작했다. 맛집을 탐방하거나 훌쩍 여행을 떠나는 작고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더해 2022년부터 고물가·고유가·고금리·고환율이 일상생활에서 본격 체감되기 시작했다.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내일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런 환경에서 MZ세대는 일상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다른 방향을 모색한다.
과거에는 일시적이고 즉각적인 만족을 위해 ’ 욜로‘를 추구했다면 이제는 하루하루를 무탈하게 유지할 힘을 기르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일상을 지탱할 목적으로 매일 작지만 좋은 습관을 쌓으며 ‘오늘 하루도 잘 보냈다’는 ’ 갓생‘만족감과 성취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자기 투자에 몰두하는 MZ세대의 갓생 문화가 급속하게 자리 잡았다.
‘신처럼 사는 인생’이란 목표를 스스로 세우고 실천하며 작은 성취감을 쌓아가는 삶이다.
하루 2리터 이상의 물 마시기, 새벽 기상해 명상하기, 일기 쓰기 등 거창하지 않은 작은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며 일상을 유지할 성취감을 얻는 것이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내다 보면 계속해서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욜로나 갓생은 ‘나’와 ‘현재’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에선 같다.
그러나 욜로의 현재와 갓생의 현재는 그 의미가 전혀 다르다.
욜로의 현재가 ‘후회 없이 즐겨야 하는 이 순간’이라면 갓생의 현재는 ‘좋은 습관을 쌓아가는 과정’이다.
그래야 이 험난하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통제 가능한 확실한 세상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세계를 공고히 지키며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인가’라는 문제는 ‘일상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라는 문제로 귀결된다.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 속 MZ세대에게 오늘 하루는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이 아니라 현재를 사는 일상이다. 일상의 시간을 잘 살아내는 것이 먼 미래를 위한 희생보다 중요한 과제다.
그래서 하루만 보 걷기 같은 소소한 하루의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데서 만족감을 찾는다.
불확실성의 세상에서 크지만 불확실한 이득보다 작지만 확실한 이득을 선택한 MZ세대가 추구하는 건 성공이 아니라 나 자신의 성취다.

갓생은 대단한 성공을 말하지 않는다.
작은 목표를 실천하고 매일의 루틴을 ‘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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